시세조종·부정거래 수사하는 경찰…금융당국 자료 못 받는다

이현수 기자
입력 2026.11.05 15:22 수정 2026.11.05 15:36
/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

검찰청 폐지 이후에도 경찰이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사건과 관련한 금융당국의 조사 자료를 확보하는 데 제약을 받고 있다. 금융당국의 정보 제공 대상이 기존 검찰총장에서 중대범죄수사청장(중수청장)으로 단순히 바뀌는데 그쳐서다. 경찰의 금융범죄 수사 역할이 커진 만큼 관련 법률을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달 2일 검찰청이 폐지되면서 자본시장법상 일부 불공정거래행위 관련 통보·정보 제공 대상이 기존 검찰총장에서 중수청장으로 변경됐다. 그러나 경찰청장은 통보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현행 자본시장법 제178조의3은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가 미공개중요정보 이용과 시세조종, 부정거래 등 일부 불공정거래 혐의를 확인하면 중수청장에게 통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관련 정보 역시 중수청장이 수사하거나 검찰총장(공소청의 장)이 소추하는 경우 요청에 따라 제공하도록 규정한다. 검찰청 폐지에 따라 단순히 검찰청을 중수청으로 바꾼 것이다.

그동안 불공정거래 사건은 한국거래소가 이상 거래를 감시·분석해 금융감독원(금감원)에 통보하면 금감원이 조사한 뒤 증선위에 보고하고, 증선위가 심의 결과에 따라 검찰에 고발하는 절차로 처리돼 왔다. 법적으로 수사 주체가 검찰로 제한된 것은 아니었지만 금융당국은 관련 법률에 따라 불공정거래 정보를 검찰에만 제공해 왔다.

문제는 형사사법체계 개편 이후에도 경찰이 금융당국의 조사 자료를 직접 제공받을 근거가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에 경찰은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 혐의를 자체 인지해 수사에 착수하더라도 관련 자료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결국 경찰은 필요한 자료 확보를 위해 별도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고 발부받아 자료를 분석해야 한다. 절차적 문제로 수사에도 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장에서는 검찰 수사권 폐지로 경찰의 금융범죄 수사 역할이 확대된 만큼 금융당국이 경찰에도 불공정거래 관련 자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자본시장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찰이나 중수청이나 수사기관이라는 점은 같아서다.

수사 부서에서 10여년간 근무한 한 경찰 관계자는 "형사사법 체계가 개편되면서 경찰은 수년 전부터 정보 제공 대상을 '수사기관의 장'으로 바꾸자고 제안했지만, 이번에도 시간에 쫓겨 검찰총장을 중수청장으로 변경하는 데 그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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