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심동준 기자 김지현 인턴기자 = 6일(한국시간) 열리는 제31회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이 코 앞에 다가오면서 올림픽 열기도 서서히 고조되고 있다.
상당수 시민들은 주요 경기를 TV로 지켜보며 응원하기 위한 대책(?) 마련으로 분주하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는 한국과 시차가 12시간이다. 많은 경기가 새벽에 열려 생중계는 '큰마음 먹고' 시청해야 한다.
그럼에도 시민들은 4년마다 돌아오는 세계인의 축제를 쉽게 포기할 수 없다며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태극전사들이 선사하는 감동의 드라마를 경기가 펼쳐지는 동시간대에 제대로 즐기겠다는 것이다.
◇올림픽 시청이 '주요 일정'…"자다가도 시간되면 벌떡 일어날 것"
S대학교 체육학과 관련 조교 경력이 있는 스포츠 마니아 전모(30·여)씨의 일정표는 이미 올림픽 주요 경기들로 빼곡하다.
전씨는 수영이나 양궁, 역도와 같이 결과가 짧은 시간 안에 나오는 경기들 위주로 관람할 계획이다. 그는 알람까지 미리 맞춰놓고 경기를 직접 관람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전씨는 "주요 경기가 매일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잠이 오더라도 참고 보는 편"이라며 "새벽 2~3시에 하는 경기는 조금 고민을 할 수도 있겠지만 알람을 맞춰놓고 일어나는 쪽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그룹 계열사에서 일하고 있는 정모(37)씨 또한 주요 경기는 꼭 챙겨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모든 경기를 생중계로 보지는 못하더라도 한국 대표팀의 선전이 예상되는 경기나 주요 종목 결승전 같은 경우에는 새벽 알람을 맞춰서라도 보겠다는 입장이다.
정씨는 "시차가 12시간이나 되서 경기를 전부 찾아보는 것은 무리"라면서도 "양궁 결승전이라든지 주요 경기는 다소 피곤하더라도 일어나서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림픽 기간에 휴가 내기…"경기 오롯이 즐기고 싶다"
호텔에서 일하는 30대 김모씨는 5일 오전 8시에 시작하는 한국 대 피지 축구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휴가를 냈다.
그는 다른 경기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피지전에서 한국 대표팀이 승산이 있다고 봤다. 휴가 기간 한국팀이 승리하는 모습을 보게 되면 '기쁨 두 배'가 되리라고 기대하고 있다.
김씨는 "피지와의 축구 경기를 느긋하게 맥주를 마시면서 보기 위해 휴가를 신청했다"며 "이길 경기만 보면서 휴가를 즐기겠다"고 했다.
30대 중반 여성 직장인 A씨도 올림픽 경기를 볼 일념으로 이미 휴가를 신청했다. 그는 휴가 기간 남자 양궁 단체전과 농구 결승전을 오롯이 즐길 생각에 벌써부터 기분이 좋다고 했다.
그는 "올림픽 양궁 경기와 농구 경기 일정에 맞춰서 휴가를 냈다"며 "주말에 미리 조금 더 일해두고 편안하게 올림픽을 관람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본방 사수 위한 시간 활용법 '칼퇴' vs '야근'
자영업자 전모(61)씨는 한국 경기가 있는 날은 아예 가게 문을 일찍 닫을 계획이다.
장사 끝내고 지인들과 술 한 잔 하는 게 낙이라는 전씨. 하지만 그는 올림픽 생중계 시청을 위해 평소의 낙은 잠시 미루기로 했다.
그는 "보고 싶은 경기가 있는 날에는 저녁 약속이 있더라도 연기하거나 취소하고 되도록이면 일찍 귀가할 생각"이라며 "잠을 좀 미리 자둬야 경기를 보고 나서도 덜 피곤하다"고 나름의 노하우를 설명했다.
전씨와는 반대로 일터에 오히려 늦게까지 남아있으면서 경기를 보겠다는 이들도 있다. 업무 특성상 야근이 잦은 직종 종사자들이 잔업을 외려 자청하며 '본방 사수'를 하겠다는 것.
유모(30·여)씨는 올림픽 주요 기간이 있는 날 자진해서 야근할 작정이다. 특히 그가 좋아하는 수영과 체조 경기가 있는 날 직장에 오래 남아 있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라고 했다.
유씨는 "업무 특성상 밤새도록 작업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올림픽 경기를 틀어놓고 병행하면 된다"며 "좋아하는 경기가 있는 날에는 야근을 챙겨서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일상과의 균형 맞추기…'주말형','낮잠형' 실속 관람도
새벽 경기를 일일이 챙기기보다는 일상과의 균형을 생각하는 실속형 관람객들도 있다. 이들은 밤을 새도 다음날 지장이 없는 주말에 생중계를 챙겨보고 다른 주요 경기는 재방송을 통해 보겠다고 했다.
대기업 계열사에서 일하는 이모(41)씨는 "해야 할 일도 있고 업무 특성상 주중에 생중계를 보는 건 아무래도 무리"라며 "생중계는 주말 정도에 찾아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진모(30·여)씨는 "시차도 있어 주중에 매번 경기를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주말에는 채널을 돌리면서 보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평일에 한국 대표팀 결승과 같은 중요 경기가 있을 때는 뜬눈으로 응원을 하되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서 부족한 수면 시간을 채우겠다는 실속파도 있었다.
노모(26)씨는 "꼭 봐야겠다는 경기가 올림픽 기간 전체에 걸쳐 있는 것은 아니다. 부족한 잠은 새벽 경기를 본 다음날 점심시간 같은 때 채우면 된다"고 웃으며 말했다.
◇먹고 살기도 힘든데…'올림픽이 뭣이 중헌디?'
올림픽 경기를 위해 휴가를 내거나 치밀한 계획을 세우는 열성팬들이 있는 반면 굳이 생중계 시청을 고집할 이유는 없다는 시민들도 많다.
이들은 동시간대 시청에 연연하기 보다는 온라인을 통해 결과만을 확인하거나 내키면 재방송을 시청하겠다고 했다.
금융공기업을 다니는 이모(44)씨는 시간이 맞으면 생중계를 보겠지만 구태여 이른 새벽까지 무거운 눈꺼풀을 이겨내면서 경기를 관람할 필요까진 없다는 판단이다.
이씨는 온라인 또는 모바일을 통해서도 충분히 경기 결과를 볼 수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웬만한 경기는 하이라이트 위주로 보면 된다고 했다.
이씨는 "밤까지 새워가면서 기다릴 건 아니다"라며 "나중에 온라인을 통해서도 충분히 볼 수 있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자칭 야구광인 직장인 이모(28·여)씨도 "경기 결과가 아침에 하이라이트로 온라인이나 모바일에 전부 올라오지 않겠는가"라며 "새벽에 피곤한데 굳이 잠 안자고 찾아 볼 필요는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여러가지로 먹고 살기 힘든 시절에 '올림픽이 뭣이 중헌디?'라며 올림픽 자체에 무관심한 시민들도 적지 않다.
대학생 황모(27)씨와 대학원생 임모(30)씨는 "몸도 피곤하고 다른 급한 일들이 있는 사람들 눈에 올림픽이 들어오겠나"라며 "주변을 봐도 그다지 관심들이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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