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 상무 '슈퍼 조커' 김인균(28)이 환상적인 결승골로 '대어' FC서울을 낚았다.
김천은 2일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6' 11라운드 원정에서 3-2로 역전승했다.
직전 부천FC를 꺾고 시즌 첫 승을 올렸던 김천은 리그 1위 서울마저 잡으며 2연승을 이어갔다. 승점 13(2승7무2패)로 10위에서 7위로 뛰어올랐다.
서울이 우세하던 흐름을 뒤집고 김천을 승리로 이끈 자는 김인균이었다. 1-2로 뒤진 후반 24분 교체 투입된 김인균은 특유의 스피드와 집중력을 앞세워 호시탐탐 기회를 엿봤다. 서울 수비 뒷공간을 계속 파고드는 김인균의 날카로운 움직임은 후반 들어 지쳐버린 서울 수비진에게 큰 위협이었다.
그리던 후반 35분 마침내 김인균의 결승골이 폭발했다.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패스를 서울 수비수 야잔이 제대로 걷어내지 못하는 실책을 범하, 김인균은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전방으로 매섭게 쇄도했다. 골키퍼와 맞선 일대일 상황에서 그는 침착함을 잃지 않고 깔끔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지 않은 '조커' 김인균의 무서운 집중력이 빛난 순간이었다.
경기 전 주승진 침천 감독이 "김인균은 문선민 못잖은 속도를 가졌다. 김인균을 살리면, 우리도 나아갈 수 있다"라며 "상대를 끌어들인 다음에 배후 공간을 공략하는 게 우리의 콘셉트다"라고 자신했는데 전략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진 것이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김인균은 "서울 원정이 쉽지 않은 경기일 거라 예상했는데, 선수단이 하나가 돼 승리할 수 있어서 기쁘다"며 미소 지었다.
이날 결승골은 주승진 감독의 철저한 계산과 김인균의 전술 수행 능력이 빚어낸 합작품이었다. 교체 투입 당시 주승진 감독의 지시한 것을 묻자 "감독님께서 제게 완벽함을 원하시는 것 같다. 후반에 들어가서 공을 잡고 상대를 많이 흔들어주면 상대 체력이 떨어지고 공간이 열릴 것이라 하셨다. 그래서 최대한 상대를 괴롭히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워낙 서울이 잘나가고 있어 특정 약점이 있다기보다는, 후반전에는 무조건 지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사이드백 뒷공간이 많이 열릴 거라 생각했고 그 부분을 파고든 것이 주효했다"고 돌아봤다.
이날 득점은 김인균이 김천 입대 후 처음으로 터트린 감격의 데뷔골이다. 지난해 대전 하나시티즌 소속으로 골을 넣은 후 약 1년 만에 터진 골이기도 하다. 동료들의 뜨거운 축하를 받은 그는 "개인적으로 정말 넣고 싶었던 골이었는데, 1위를 달리고 있는 서울을 상대로 넣게 되어 훨씬 행복하다. 이제 다시 시작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임하겠다"고 벅찬 마음을 전했다.
경기 후 주승진 감독은 김인균의 적은 출전 시간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그는 "(김)인균이가 그 동안 경기를 못 뛰면서 힘든 부분이 있었다"며 "묵묵히 참고 이겨 내줬다. 저도 인균이를 살려보고자 했고 어떻게 활용할지 많이 고민했다"고 전했다. 이어 "인균이도 개별 면담을 통해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게 제시했는데, 그 결과가 빠르게 나타났다" 말했다.
이를 들은 김인균은 프로다운 성숙한 자세를 보였다. "선수로서 당연히 선발로 뛰고 싶은 열정은 있다. 하지만 감독님이 제게 원하시는 임무를 주셨기 때문에, 주어진 위치에서 그 역할을 충실히 해내는 것이 프로의 당연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초반에 경기를 많이 못 뛰기도 했고 기회가 주어졌을 때 기량을 다 보여주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 감독님께 꼭 보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소통도 많이 하며 신뢰에 부응하려 노력했는데 오늘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퍼포먼스를 제대로 보여드리지 못해 개인적으로 죄송한 마음이 컸지만, 오늘을 계기로 자신감을 얻은 만큼 앞으로는 감독님이 원하시는 좋은 모습을 더 많이 보여드리겠다"고 굳은 결의를 다졌다.
김천이 유독 서울을 만나면 강한 모습을 보이는 데에는 특별한 원동력이 숨어있었다. 김인균은 웃음을 터뜨리며 "아무래도 군 팀 특성상 '휴가'라는 확실한 동기부여가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경기를 이겨야 참모장님이나 경기대장님께 휴가를 건의할 명분이 생긴다. 이번에 2연승을 거두며 확실한 명분이 생긴 것 같아 큰 원동력이 됐다"며 "감독님께서도 앞장서서 휴가를 챙겨주시려 하는데, 일단 우리가 결과를 내야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어 선수들이 더 뭉쳐서 열심히 뛰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