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7연승 질주' LG 에이스 책임감 "불펜 위해 최대한 길게 던지려 했다"→'사구' 손호영에도 진심 어린 사과

잠실=박수진 기자
2026.06.15 08:21
LG 트윈스 임찬규가 14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선발 7연승을 기록했다. 임찬규는 전날 소모가 컸던 불펜진을 위해 최대한 긴 이닝을 소화하려 노력했으며 위기 상황에서 야수들의 도움으로 실점을 막았다. 경기 후에는 자신의 투구에 맞고 교체된 롯데 손호영을 찾아가 진심 어린 사과를 전하며 스포츠맨십을 보여주었다.
14일 경기를 마친 임찬규. /사진=박수진 기자
14일 역투하는 임찬규.

2026시즌 LG 트윈스 선발 마운드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임찬규(34)가 압도적인 7연승 행진과 함께 진정한 에이스의 품격을 증명했다.

임찬규는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주말 홈 3연전 마지막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6안타 1사구 2탈삼진 1실점의 눈부신 호투를 펼쳤다.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 플러스(QS+)이자 첫 7이닝 투구를 기록한 임찬규는 시즌 7승째를 수확하며 선발 7연승 질주를 이어갔다. 지난 4월 18일 삼성전 이후 단 한 번도 패전투수가 된 적이 없다.

사실 이날 등판은 팀 상황상 임찬규 어깨가 어느 때보다 무거웠다. 전날(13일) 경기가 불펜 데이로 치러지며 불펜 투수들의 소모가 극심했기 때문이다. 상대 선발 역시 롯데의 외국인 에이스 제레미 비슬리였기에 팽팽한 투수전 속에서 선발이 이닝을 길게 끌어주어야 하는 책임감이 막중했다. 더욱이 임찬규는 지난 9일 SSG 랜더스전 이후 단 4일만 쉬고 마운드에 오른 상황.

하지만 지친 기색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화요일-일요일로 이어지는 4일 휴식 로테이션은 임찬규의 집중력을 더 날카롭게 만들었다. 경기 후 임찬규는 "길게 쉬거나 정상적인 로테이션을 돌 때보다 4일 쉬고 던질 때가 가장 내용이 좋은 것 같다"고 인정하면서도 "손가락 감각이나 디테일한 부분들이 살아나면서 이닝을 더 길게 가져갈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 불펜이 많이 나왔고 상대 선발 투수도 비슬리 선수였기 때문에 최대한 길게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초반부터 투구 수가 줄어들면서 많이 버틸 수 있었다"며 불펜진의 짐을 덜어주기 위해 마운드 위에서 악착같이 버텼음을 전했다.

사실 이날 가장 큰 위기는 5회초였다. 선두타자 손호영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준 것을 시작으로 순식간에 무사 만루라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몰렸다. 자칫 경기 흐름이 통째로 넘어갈 수 있는 순간이었지만, 임찬규는 에이스답게 침착함을 유지했다.

임찬규는 위기 상황에 대해 "혼자 막으려고 하다가 더 큰 변수가 온다"며 "거기서 더 정확하게 핀포인트로 던지려고 했으면 오히려 카운트가 불리해졌을 것이다. 초중반이었기 때문에 빠르게 타자들을 맞춰 잡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되돌아봤다.

위기를 실점 없이 넘길 수 있었던 것은 야수들의 수비 덕분이었다고 짚었다. 특히 황성빈의 땅볼 타구를 잡은 뒤 빠른 판단력으로 3루에 공을 던져 선행 주자 손성빈을 지워낸 2루수 신민재의 센스가 빛났다. 임찬규는 "(신)민재의 플레이는 배워서 되는 영역이 아닌 타고난 센스다. 빠른 판단을 한 것 같다"며 야수진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이날 경기에서 임찬규는 실력뿐만 아니라 상대 선수를 아끼는 따뜻한 인격으로도 큰 울림을 줬다. 5회초 임찬규의 투구에 손을 맞고 교체된 롯데 손호영은 다행히 검진 결과 큰 이상이 없다는 소견을 받았다.

임찬규는 경기 후 손호영의 상태를 확인한 뒤 곧바로 더그아웃 뒤편으로 찾아가 진심 어린 사과를 건넸다고 한다. 그는 "경기 후에 따로 만나서 한 번 더 사과했다"면서 "고의로 던진 것도 아닌데,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어느덧 선발 7연승을 달리며 시즌 초반 부진을 벗어나 안정적인 흐름을 되찾았지만, 임찬규는 개인 기록보다 오직 '팀의 승리'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개인적인 승리는 정말로 욕심이 없다. 오늘도 그저 '내가 나간 경기서 팀이 패하지 않게 하겠다'는 마인드로 올라갔다"고 말했다. 이어 "타이트한 경기 흐름에서 최소 실점으로 막으면 타자들이 뒤집어줄 것이라 믿었다. 7회에 역전이 되면서 기분이 정말 좋았다"며 미소를 지었다.

전날 지친 불펜진을 위해 기꺼이 7이닝을 책임진 책임감, 위기 속에서도 동료를 믿는 성숙함, 그리고 상대 선수를 먼저 배려하는 스포츠맨십까지. 패배를 잊은 임찬규의 에이스 본능이 LG 트윈스의 상승세를 단단하게 지탱하고 있다.

7회까지 잘 마친 임찬규가 포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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