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 사인→장비까지 주문했는데 LG행 무산! 오카다 질문에 말 아낀 염경엽 "가장 안쓰러운 건 선수"

고척=박수진 기자
2026.08.13 18:45
LG 트윈스가 울산 웨일즈 소속 투수 오카다 아키타케를 영입하려 했으나 KBO의 행정 오류로 인해 최종 무산됐다. KBO는 당초 신규 영입으로 해석해 문제가 없다고 답했으나 계약 직후 선수 양도 규정을 근거로 영입 불가 판정을 내리며 말을 뒤집었다. 염경엽 감독은 선수가 가장 안쓰럽다며 아쉬움을 표했고 포스트시즌 출전 기한 등을 고려할 때 추가 영입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작별식을 치른 오카다의 모습. 현재 이 게시물은 삭제된 상태다. /사진=오카다 SNS
투구하는 오카다. /사진=울산 웨일즈

13일 고척스카이돔을 뜨겁게 달군 화두는 단연 LG 트윈스의 아시아 쿼터 영입 무산 사태, 바로 퓨처스(2군)리그 울산 웨일즈 소속의 일본인 투수 오카다 아키타케(33) 영입 무산 건이었다. 계약서 서명과 유니폼·장비 주문, 심지어 울산 선수단과의 작별 인사까지 모두 마친 상태에서 들려온 소식은 황당하게도 '이적 불가'였다. KBO(한국야구위원회)의 명백한 규정 해석 실수와 뒤늦은 행정 번복으로 인해 LG의 아시아 쿼터 영입이 무산됐다.

이날 키움 히어로즈와 LG의 경기 전 취재 현장은 평소보다 두 배가 넘는 취재진이 몰려들었다. 전날(12일) 발표 직전 KBO의 승인 거부로 영입이 무산된 LG의 새 아시아 쿼터 이슈와 관련해 염경엽(58) LG 감독의 생각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사태의 발단은 LG가 부진과 부상을 겪던 외국인 투수 라클란 웰스의 대체 카드로 울산 웨일즈의 에이스 오카다를 영입 1순위로 점찍으면서 시작됐다. LG는 확실한 절차를 위해 지난 10일부터 KBO에 오카다의 영입 절차가 '신규 외국인 선수 영입'인지 '선수계약 양도(트레이드)'인지 유권해석을 세 차례나 요청했다.

야구 규약상 선수계약 양도는 7월 31일까지만 허용된다. 반면 신규 외국인 선수는 8월 15일 전까지만 등록하면 포스트시즌 출전이 가능하다. KBO는 LG 측의 거듭된 질의에 "문제가 없다"며 신규 외국인 선수 영입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답했다. KBO의 확답을 받은 LG와 울산은 이적료 및 연봉 협상을 끝내고 계약 절차를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오카다는 11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동료들과 작별 사진을 찍었고, 12일 오전 서울 잠실구장 LG 사무실을 찾아 계약서에 사인을 마쳤다. LG는 유니폼과 장비 주문까지 마친 상태였다. 오카다가 잠실구장 밖에서 가볍게 몸을 풀며 KBO에 계약서를 보내 승인 공시만을 기다리던 12일 오후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달됐다. KBO가 "기존 규정 해석이 잘못됐다. 오카다의 이적은 '선수 양도'로 봐야 하므로 영입이 불가능하다"고 말을 뒤집은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KBO는 12일 오후 7시 "LG의 영입 절차 진행에는 문제가 없었으며, 원인은 KBO 최초 회신 과정에서의 규정 검토 미흡에 있었다"며 행정 오류를 인정하고 사과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최초 질의 시점에 정확한 안내를 받았다면 다른 대안이라도 찾았을 LG 구단과 울산, 그리고 오카다가 입은 실질적인 피해를 메우기엔 턱없이 부족한 사과였다.

13일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염경엽 감독은 연신 답답한 심정을 내비치면서도 말을 아꼈다. 염 감독은 행정 촌극으로 끝난 이번 이적 파동에 대해 긴 한숨을 내쉬며 "(오카다) 선수가 가장 안쓰럽다. 울산 역시 선수 육성과 이적을 통한 상생 모델의 첫 번째 좋은 케이스가 될 수 있었는데 아쉽게 됐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어 "오카다는 오래전부터 우리가 지켜봐 온 선수였고, 웰스가 부진하거나 부상 당했을 당시 1순위 카드였다"라며 "모든 것이 무산된 만큼 이제 판을 새로 짜야 한다"고 덧붙였다.

추가적인 아시아 쿼터 영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실적인 한계를 짚었다. 염 감독은 "다른 후보 리스트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오카다 외에는 크게 염두에 두지 않았다. 8월 15일이라는 포스트시즌 출전 자격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고, 취업 비자 발급 등 행정적 절차를 고려하면 정규시즌용이 아닌 이상 가을야구용 신규 영입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결국 LG는 마지막 희망으로 웰스의 회복을 기다리는 한편, 기존 국내 투수진을 재편해 잔여 시즌을 치러야 하는 악재를 안게 됐다. 염 감독은 "박시원을 웰스의 대체 선발로 활용하는 등 다양한 기용법을 고민해 선발진을 메워가야 한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2026 신한 SOL KBO리그 LG 트윈스 대 키움 히어로즈 경기가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염경엽 감독이 역준 승리를 거둔 선수들을 맞이하러 그라운드로 나서고 있다. /사진=김진경 kim.jinkyung@
LG 좌완투수 웰스가 지난 8월 4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6KBO리그 SSG랜더스와 LG트윈스 경기에서 선발로 나와 역투하고 있다. 2026.08.04. /사진=강영조 cameratalks@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