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이후광 기자] 투구 내용, 구속, 경기 결과 모두 라이벌을 압도했지만, 그가 자신보다 한 수 위라는 생각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 곽빈(두산 베어스)에게 안우진(키움 히어로즈)은 어떤 존재일까.
프로야구 두산 에이스 곽빈은 지난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즌 12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5피안타 3볼넷 8탈삼진 2실점 96구 투구로 시즌 11승(5패)째를 챙겼다. 에이스답게 팀의 7-2 완승 및 2연패 탈출을 이끌자 김원형 감독은 “선발 곽빈이 160km 직구를 앞세워 위력적인 투구를 했다. 에이스로서 책임감을 갖고 연패를 끊고자 혼신의 피칭을 했다”라고 박수를 보냈다.
곽빈은 1회초 키움 외국인타자 케스턴 히우라 상대 시속 160.3km 직구를 던지며 종전 159.1km를 넘어 커리어 최고 구속을 경신했다. 운좋게도 LA 다저스, 뉴욕 양키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캔자스시티 로열스 등 메이저리그 복수 스카우트들 보는 앞에서 이를 해냈다. 곽빈은 강속구를 비롯해 슬라이더, 커터,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했고, 스트라이크(61개)-볼(35개)의 비율도 이상적이었다.
곽빈은 “160km는 투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구속이다. 나도 어떻게 160km를 넘겼는지 모르겠다. 힘 쓰는 타이밍이 잘 맞았던 거 같다”라며 “그런데 사실 그렇게 던지고 밸런스가 안 좋아졌다. 내 밸런스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밝혔다.
두산은 곽빈, 키움은 안우진이 선발 출격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우완 파이어볼러 간의 정규시즌 첫 맞대결이 성사됐다. 곽빈과 안우진은 1999년생 동갑내기 절친으로, 곽빈은 배명고, 안우진은 휘문고에서 나란히 이름을 날리며 2018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나란히 두산과 넥센(현 키움) 1차지명 됐다. 2022시즌 안우진이 15승 평균자책점 2.11 224탈삼진을 해내며 국내 무대를 먼저 평정했고, 곽빈은 2024시즌 다승왕에 이어 올해 투수 3관왕에 도전하고 있다.
이날 안우진은 최고 구속 159.9km 강속구를 던졌음에도 두산 타선에 고전하며 5이닝 7피안타(1피홈런) 3볼넷 5탈삼진 5실점 78구 난조 속 패전투수가 됐다. 곽빈이 절친에 판정승을 거둔 것.
곽빈은 “오늘 (안)우진이랑 맞대결을 해서 살짝 뭉클했다. 나랑 우진이 모두 재활로 힘든 시간이 있었다. 서로 이렇게 건강하게 마운드에서 던질 수 있음에 의미를 뒀다”라며 “그러나 이제 더 이상 맞대결이 없었으면 좋겠다. 물론 우진이랑 붙어서 160km가 나왔을 수도 있는데 의식이 되니까 나도 모르게 힘이 막 들어갔다. 밸런스도 안 좋아져서 서로를 위해 앞으로는 안 만났으면 한다. 차라리 미국에서 맞대결하는 게 낫다”라는 솔직한 속내를 밝혔다.
커리어 내내 안우진을 자신보다 월등한 투수라고 평가했던 곽빈. 이날 승리로 생각이 바뀌었냐고 묻자 “여전히 (안)우진이는 나보다 한 수 위다. 내가 평균자책점 1점대를 찍지 않는 이상 우진이에게 비빌 수 없다”라며 “우진이는 2022년 23살인데 196이닝을 던지며 KBO리그 기록(224탈삼진)을 세웠다. 솔직히 류현진 선배 말고 그런 투수가 누가 있겠나. 그냥 여기서 종결하겠다. 우진이랑 나를 비교하지 말아 달라”라고 당부했다.
올해는 안우진이 부상에서 돌아와 19경기 3승 7패 평균자책점 3.70으로 다소 고전하고 있는 상황. 곽빈은 "내가 겸손한 게 아니다. 사람들은 지금 성적만 보고 평가한다. 그러면 내가 말한다. 2022년 우진이 기록을 보고 오시라고"라며 "우진이는 올해 부상에서 돌아와 과정을 밟고 있다고 본다. 내년에 우진이 성적을 한 번 보셨으면 좋겠다. 난 우진이가 내년에 엄청 잘할 거라고 장담할 수 있다”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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