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12억' 쓰고도 '흑자' 본 첼시의 '미친' 이적시장...39명 내보냈는데도 1군이 3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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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04 08:14
첼시는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11명을 영입하고 39명을 내보내며 기록적인 50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영입에 약 6412억 원을 지출했으나 선수 판매를 통해 그 이상의 수익을 올리며 약 1억 2000만 파운드의 이익을 기록했다. 경험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르티네스 등 베테랑을 영입하며 기존 유망주 중심 전략에 변화를 주었다.

[OSEN=정승우 기자] 첼시의 여름 이적시장은 축구단 운영이라기보다 거대한 선수 거래소에 가까웠다. 새 선수 11명을 데려오는 동안 무려 39명이 팀을 떠났다. 그런데도 공식 홈페이지에 등록된 1군 선수는 여전히 30명이다.

영국 'BBC'는 4일(이하 한국시간) "첼시는 이번 여름 총 50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그중 39명이 완전 이적 또는 임대로 떠난 기록적인 이적시장이었다"라며 첼시의 여름을 집중 분석했다.

첼시는 모건 로저스, 막상스 라크루아,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 등을 포함해 11명을 영입하는 데 3억 4900만 파운드(약 6412억 원)를 썼다. 여전히 막대한 돈을 투자했지만, 이전과 달리 선수 판매를 통해 지출보다 많은 수입을 올렸다.

완전 이적으로 떠난 선수는 17명, 임대는 22명이었다. 계약이 만료돼 방출된 유망주 4명은 이 숫자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임대 선수 가운데 4명에게는 완전 영입 옵션 또는 의무 조항이 붙었으며 이를 모두 합하면 1억 4000만 파운드(약 2572억 원)가 넘는다.

첼시 내부 집계에 따르면 임대료와 각종 조항을 포함한 이번 여름 선수 방출 수익은 5억 파운드(약 9186억 원) 이상이다. 사실이라면 세계 축구 역사상 단일 이적시장 최고 기록이다.

BBC와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폴 맥도널드의 계산은 조금 다르다. 영입에 3억 4900만 파운드, 방출로 3억 8200만 파운드를 기록했다. 임대 후 완전 영입 옵션과 의무 조항, 특정 조건을 충족해야 발생하는 추가 수익은 제외한 액수다. 첼시는 자체적으로 이번 이적시장에서 약 1억 2000만 파운드의 이익을 올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탈한 선수들의 이름도 화려하다. 엔소 페르난데스는 영국 역대 최고 이적료와 같은 1억 2500만 파운드에 맨체스터 시티로 향했다. 니콜라 잭슨은 6500만 파운드(약 1194억 원)에 아스톤 빌라 유니폼을 입었고 마르크 쿠쿠렐라는 5180만 파운드(약 952억 원)에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다. 리암 델랍과 안드레이 산투스 역시 각각 약 5000만 파운드(약 919억 원)에 팔렸다.

첼시는 4000만 파운드가 넘는 완전 이적만 5건을 성사시켰다. 토트넘 홋스퍼로 임대된 미하일로 무드리크의 7500만 파운드(약 1378억 원) 완전 영입 옵션과 아스톤 빌라로 떠난 알레한드로 가르나초의 4300만 파운드(약 790억 원) 의무 영입 조항까지 포함하면 총 7건이다.

같은 기간 세리에A 전체에서 발생한 4000만 파운드 이상 영입은 4건이었다. 스페인 라리가는 2건, 독일 분데스리가는 4건에 불과했다. 첼시 한 구단에서 유럽 주요 리그 전체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규모의 대형 거래가 쏟아진 셈이다.

눈에 띄는 부분은 프리미어리그 경쟁팀과의 거래를 피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현 구단주 체제에서 첼시 선수를 가장 많이 데려간 '빅6' 구단은 아스날이다. 아스날은 카이 하베르츠, 노니 마두에케, 케파 아리사발라가 등을 영입했다.

아스톤 빌라와는 최근 4년 동안 8건을 거래했다. 같은 기간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에서 첼시로 이적한 선수도 8명이다. 무드리크의 토트넘 임대는 첼시와 토트넘 사이에서 17년 만에 성사된 선수 거래이자 34년 만의 임대 계약이었다. 자매 구단 스트라스부르와도 완전 이적 2건과 임대 3건을 진행했다.

그렇다면 거센 비판을 받았던 첼시의 선수 영입 전략이 마침내 성과를 내기 시작한 것일까. 아니면 토드 보엘리와 클리어레이크 캐피털 체제에서 지난 4년간 벌어진 혼란을 뒤늦게 정리한 것일까.

첼시는 2022년 5월 로만 아브라모비치의 강제 매각 이후 어린 선수들을 장기 계약으로 묶어 선수단을 빠르게 재편했다. 그러나 초기에는 지출이 수입을 크게 앞섰다. 결국 유럽축구연맹(UEFA)의 재정 규정을 위반해 벌금과 함께 합의 절차를 밟았다. 프리미어리그 규정을 지키는 과정에서 구단 소유 구조 안에 있는 회사에 호텔 2곳과 여자팀을 매각한 일도 논란을 일으켰다.

이후 첼시는 선수 판매를 통해 막대한 이적료를 회수하는 데 집중했다. 이번 여름 전까지도 세 차례 이적시장에서 각각 2억 3600만 파운드(약 4336억 원), 1억 7800만 파운드(약 3270억 원), 2억 8900만 파운드(약 5310억 원)를 벌어들였다. 현 구단주 체제에서 9차례 이적시장 동안 약 20억 파운드(약 3조 6745억 원)를 지출했지만, 선수 판매 수익도 10억 파운드(약 1조 8372억 원)를 넘어섰다.

변화가 본격화된 계기는 지난 시즌 파리 생제르맹과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당한 2-8 참패였다. 첼시는 프리미어리그도 10위로 마쳤다. 경기장 안팎에서 쌓이던 불만이 폭발했고 엔소와 쿠쿠렐라를 비롯한 선수들은 구단 운영 방향에 공개적으로 의문을 제기했다. 팬들의 항의 시위까지 이어졌다.

첼시는 경험 많은 선수들과 대화하며 문제를 확인했다. 엔소는 구단의 방향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이적을 추진했지만, 모이세스 카이세도와 리스 제임스, 주앙 페드루는 재계약을 체결했다. 공동 구단주 베흐다드 에그발리도 기존 모델을 일부 수정하고 의사 결정 과정에서 과거의 실수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인정했다.

사령탑에는 사비 알론소 감독을 선임했다. 첼시는 알론소 감독이 라커룸을 장악할 수 있는 명성과 권위를 갖춘 인물이라고 판단했다. 선수 영입 기준도 다시 손봤다.

첼시는 두 시즌 연속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어린 선수단을 운영했다. 그러나 부족한 경험은 거친 경기 운영과 세트피스 수비 불안, 집중력 저하, 결정력 기복으로 이어졌다. 선수 교체가 지나치게 빠르고 잦아지면서 라커룸 내 관계까지 일시적이고 거래 중심으로 변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첼시는 조던 헨더슨과 대니 웰벡,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골키퍼 마르티네스를 영입해 경험과 리더십을 더했다. 세 선수는 2022년 피에르 에메릭 오바메양 이후 첼시가 영입한 최고령 선수들이다. 로저스와 라크루아도 프리미어리그 경험과 강한 신체 능력을 갖춘 자원이다.

어린 유망주를 확보해 성장시키고 높은 이적료를 받고 판매한다는 기본 원칙까지 포기한 것은 아니다. 다만 경험과 리더십을 외면했던 기존 전략의 한계를 인정하고 균형을 더했다. 첼시의 이적시장 사업은 기록적인 흑자를 남겼다. 이제 그 변화가 경기장 위 성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가 남았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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