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성은 시대의 불운아인가, 왜 외면받나 했더니…ML 9월 대주자 멸종 사태 "빠른 발 하나로는 안 된다"

OSEN 제공
2026.09.18 07:18
김혜성은 빠른 발을 갖춘 대주자 요원으로서의 가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9월 확장 로스터 콜업을 받지 못했다. 메이저리그가 경기 스피드업을 위해 2020년부터 확장 로스터를 28명으로 제한하면서 전문 대주자들이 설 자리를 잃었기 때문이다. 현대 야구에서는 스피드 하나만으로는 부족하며 경기의 모든 측면을 갖춘 다재다능한 선수를 선호하는 추세로 변화했다.

[OSEN=이상학 객원기자] 조금 비약해서 말하자면 김혜성(27·LA 다저스)은 시대를 잘못 타고났다.

지난 5월말 다저스 산하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 코메츠로 내려간 김혜성이 9월 확장 로스터 이후에도 콜업을 받지 못하고 있다. 빠른 발을 갖춘 김혜성은 대주자로 충분히 쓰임새가 있지만 다저스는 끝내 그를 외면할 듯하다. 가을야구 큰 경기에서 필수 요소였던 대주자 요원의 가치가 과거에 비해 떨어지면서 김혜성도 설자리를 잃은 분위기다.

미국 ‘디애슬레틱’은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간) 메이저리그에서 사랑받던 9월 대주자가 사라진 이유를 짚으며 ‘지난 2020년부터 9월 확장 로스터가 2명으로 제한된 뒤 9월 대주자들이 사실상 멸종 위기에 처했다.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전문 요원이라도 한 가지 특기만으로는 빅리그에 발을 들일 수 없다’고 전했다.

과거 메이저리그 9월 로스터는 최대 40명까지 운용 가능했다. 디애슬레틱은 ‘40명 모두 기용하는 경우는 드물었지만 30명 이상은 흔했고, 클럽하우스는 중복 자원들과 특화된 선수들로 넘쳐났다. 한 가지 능력만 갖춘 전문 대주자도 9월의 유일한 사치품은 아니었다. 세 번째 포수는 기본이었고, 메이저리그에 적응하는 것 외에는 할 일이 거의 없는 유망주들이 종종 승격되곤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가 경기 스피드업을 위해 9월 확장 로스터를 2명으로 제한하면서 대주자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디애슬레틱은 ‘시간이 흐르면서 팀들은 불펜을 롱릴리프와 좌완 투수들로 채웠고, 이로 인해 감독들의 마운드 방문 횟수가 너무 잦아져 시즌 막판 경기들은 지루한 과정으로 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1년 9월29일 뉴욕 양키스와 탬파베이 레이스전은 양 팀 도합 53명의 선수들이 출장하며 4시간54분이나 소요됐다.

디애슬레틱은 ‘9월 경기가 불펜투수 위주의 비정상적인 양상으로 변하며 불만이 제기되자 메이저리그는 2020년부터 확장 로스터를 28명으로 제한했다. 시즌 중 다른 시기보다 고작 2명 더 많은 숫자다. 오늘날 팀들은 확장 로스터 자리를 활용해 다재다능한 선수나 플래툰 타자를 보강하지, 전문 대주자를 콜업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전했다.

과거에는 발만 빨라도 9월 이후 로스터 한 자리를 차지하며 가을야구에서도 대주자 스페셜리스트로 활약한 선수들이 많았다. 지난 2월 34세로 사망한 외야수 테렌스 고어는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선발 출장이 14경기에 불과하지만 대주자로 포스트시즌 11경기를 교체 출장하며 월드시리즈 우승을 3차례나 경험했다.

그러나 효율성을 중심하는 현대 야구에서 오직 스피드 하나로 가을의 판도를 뒤흔든 ‘9월 대주자’는 이제 추억 속으로 사라졌다. 이제 고어 같은 선수는 보기 힘들어졌다. 지난 2021년 이후 트리플A에서 시즌 50도루 이상 기록한 선수는 10명이 있었는데 그 중 9월에 콜업된 선수는 2명에 불과하다. 지난 5년간 트리플A 도루 1위 선수 중 9월 로스터에 이름을 올린 선수도 전무하다. 빠른 발 하나로는 부름을 받기 어려운 시대가 된 것이다.

지난 2017년 9월 대주자로 LA 다저스에서 메이저리그 데뷔 꿈을 이뤘던 팀 로카스트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마이너리그 인스트럭터는 “9월 콜업 방식이 완전히 바뀌었다. 요즘 시대 9월에 콜업되려면 경기의 모든 측면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혜성에게도 해당하는 말이다. 트리플A에서 도루 15개를 해냈지만 타율 2할6푼7리(315타수 84안타) 3홈런 30타점 OPS .683에 그치고 있는 김혜성에게도 해당하는 말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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