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면 일본 응원 못 하겠다" 日 팬도 고개 저은 '버스 노쇼'... 한국에는 오히려 플러스 "훈련 대신 산책, 긴장 풀었다" [아이치 나고야 AG]

이원희 기자
2026.09.21 09:54
한국 남자농구대표팀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일본을 67-57로 꺾고 12년 만에 금메달을 차지했다. 결승 당일 오전 선수단 차량이 나타나지 않는 '버스 노쇼'로 예정된 훈련이 취소되는 운영 문제가 발생했으나 일본 팬들조차 이를 비판했다. 한국 선수들은 훈련 대신 산책과 휴식을 취하며 오히려 긴장을 풀었고 이현중의 맹활약에 힘입어 우승을 확정했다.
금메달을 따고 기뻐하는 한국 농구대표팀. /사진=뉴스1 제공

한국 남자농구대표팀이 개최국 일본을 꺾고 12년 만에 아시안게임 정상에 오른 가운데, 결승 당일 발생한 황당한 '버스 노쇼'가 일본 현지에서도 논란이 됐다.

니콜라스 마줄스(라트비아)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농구대표팀은 20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결승에서 일본을 67-57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한국은 2014 인천 대회 이후 12년 만이자 통산 5번째 아시안게임 정상에 올랐다. 앞서 1970년과 1982년, 2002년, 2014년에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일본을 상대로 두 번 모두 웃었다.

지난 13일 조별리그 A조 최종전에서 일본을 100-83으로 완파한 데 이어 토너먼트를 뚫고 결승에서 다시 만난 개최국을 또 한 번 제압하며 완벽한 우승을 완성했다.

하지만 결승 당일 오전에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한국은 결승전이 오후에 열리는 만큼 오전 별도의 훈련장에서 슈팅 훈련 등을 진행하며 몸을 풀 예정이었다.

문제는 이동 수단이었다. 오전 10시께 숙소로 도착할 예정이던 선수단 차량이 별다른 설명 없이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한국은 예정했던 훈련을 취소해야 했다. 금메달이 걸린 결승전을 앞둔 팀으로서는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일이었다.

전날에도 이동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은 훈련을 위해 먼 거리를 이동해야 했고, 교통체증까지 겹치면서 피로 부담이 커졌다. 주장 이승현을 비롯한 선수들도 이러한 대회 운영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 문제를 부정적으로 바라본 것은 한국만이 아니었다.

일본 팬들 사이에서도 개최국의 운영을 비판하는 반응이 나왔다.

일본 매체 닛칸스포츠는 결승 한일전과 관련해 한국 대표팀의 '버스 노쇼' 소식을 접한 일본 네티즌들의 반응을 전했다.

한 일본 네티즌은 "선수들에게는 잘못이 없지만 이런 상황을 보고 나니 도저히 일본을 응원할 마음이 들지 않는다"고 반응했다.

또 닛칸스포츠는 한국 보도를 빌려 일본 팬들 사이에서 "일본인들도 대회 조직위원회의 서툰 운영에 분노하고 있다", "결승전 당일 오전 훈련을 하지 못하게 된 한국 선수들에게 미안하다"는 반응이 나왔다고 소개했다.

개최국의 운영 문제를 두고 일본 팬들마저 고개를 저은 셈이다.

한국 농구 대표팀 선수들이 금메달을 따고 환호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제공

그런데 예상하지 못한 훈련 취소가 한국 선수들에게는 오히려 뜻밖의 효과를 가져왔다.

선수들은 갑자기 생긴 시간을 활용해 억지로 다른 훈련 방법을 찾지 않았다.

산책을 하거나 커피를 마시면서 휴식을 취했다.

금메달이 걸린 한일전을 앞두고 긴장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뜻밖의 여유 시간이 생기면서 오히려 선수들이 몸과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었다.

닛칸스포츠는 "한국 선수들은 훈련하지 못한 시간 동안 산책하거나 커피 브레이크를 가지며 기분을 전환했다"고 전했다.

이어 "결승전을 앞두고 예민해져 있던 선수들이 갑자기 생긴 여유 시간 덕분에 오히려 긴장을 풀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경기에 집중하는 이현중(오른쪽에서 두 번째). /사진=뉴스1 제공

실제로 한국은 경기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전반까지 일본과 팽팽한 승부를 펼쳤지만 후반 들어 조금씩 격차를 벌렸고, 결국 67-57로 승리하며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대표팀 에이스 이현중이 27득점 18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3점슛도 무려 5개를 터뜨렸다. 이정현 역시 14득점 7도움으로 힘을 보탰다.

일본 농구 전문매체 바스켓볼킹은 경기 후 일본이 "이현중을 끝내 막아내지 못했다"고 혀를 내둘렀다.

기뻐하는 한국 농구 대표팀 선수들. /사진=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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