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 4억→안우진 6억→하현승 무려 11억~15억원 치솟는 이유, 오늘(21일) 드디어 베일 벗는다 [류선규의 비즈볼]

류선규 전 SSG 랜더스 단장
2026.09.21 09:43
2027 KBO 신인 드래프트가 21일 오후 2시에 개최되며 전체 1순위 지명이 유력한 부산고 하현승의 계약금 규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현승은 메이저리그의 제안을 거절하고 국내 잔류를 선택했으며 최근 국제대회에서 완봉승을 거두는 등 압도적인 기량을 증명했다. 이에 따라 하현승의 계약금이 역대 최고액인 한기주의 10억 원을 넘어 11억 원에서 최대 15억 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제14회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 참가하는 U-18 대표팀이 4일 부산 기장군 기장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동의대와 최종 퍙기전을 가졌다. 대표팀 선발 하현승(부산고)이 역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kim.jinkyung@

2027 KBO 신인 드래프트가 오늘(21일) 오후 2시에 열린다.

프로야구가 3년 연속 1000만 관중을 돌파하면서 야구팬들의 관심은 정규시즌을 넘어 신인 드래프트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스포츠 전문 채널들은 드래프트 현장을 생중계하고, TV와 유튜브에는 예상 지명 순위와 유망주 분석 콘텐츠가 쏟아진다.

유튜브 채널 '크보오프너'는 2024년부터 신인 드래프트를 실시간으로 전하며 많은 시청자를 끌어모았다. 지난해에는 한국야구위원회(KBO) 공식 유튜브 채널 '크보라이브'도 중계에 나서며 드래프트를 향한 팬들의 높은 관심을 확인했다.

KBO는 2023 신인 드래프트부터 연고 지역을 기반으로 한 1차 지명을 폐지하고 전국 단위 전면 드래프트를 다시 도입했다. 전면 드래프트 시행은 올해로 다섯 번째다. 2년 전 열린 2025 신인 드래프트가 '역대급'이라는 평가를 받은 것과 달리, 올해는 1라운드 후보군의 전반적인 무게감이 다소 떨어진다는 것이 구단 스카우트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1라운드 지명이 유력했던 일부 선수가 미국 메이저리그(MLB) 구단과 계약해 드래프트에 참가하지 않는 데다, 시즌 전 기대를 모았던 유망주 중에는 부상과 부진으로 예상만큼 성장하지 못한 선수들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체 1순위 지명이 유력한 부산고 왼손 투수 하현승만큼은 예외다. 하현승은 올해 드래프트 참가 선수 가운데 최고 수준을 넘어 역대 고교 투수들과 비교해도 손꼽히는 재능으로 평가받는다. 전체 1순위 지명 여부보다 계약금이 얼마인지, 역대 최고 기록에 도전할 수 있을지가 더 큰 관심사가 된 이유다.

하현승의 계약금에는 두 개의 기준점이 있다. 하나는 키움의 구단 신인 최고 계약금인 장재영의 9억 원이고, 다른 하나는 2006년 한기주가 받은 KBO리그 역대 최고액 10억 원이다.

키움은 2021년 장재영에게 9억 원을 안겼다. 고교 시절 최고 시속 157㎞를 기록하고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까지 받았던 장재영에게 키움은 구단 신인 계약금 역대 최고액을 안겼다. 종전 구단 신인 최고 계약금이었던 2018년 안우진의 6억 원보다 3억 원 많은 금액이었다. 장재영의 잠재력과 해외 진출 가능성에 높은 가치를 매긴 파격적인 계약이었다. 그러나 한기주의 10억 원까지 넘어서지는 않았다.

그만큼 한기주의 10억 원은 넘기 어려운 벽이었다. 광주동성고 시절부터 시속 150㎞를 넘나드는 강속구로 주목받은 한기주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10억 원을 받고 프로에 입성했다. 한기주의 계약도 당시 신인 시장의 가격을 단숨에 끌어올린 결과였다. 한기주 이전 신인 최고 계약금은 임선동과 김진우의 7억 원이었다. KIA는 종전 최고액보다 3억 원 많은 10억 원을 한기주에게 안겼다. 당시 한기주가 얼마나 압도적인 재능으로 평가받았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현승 역시 2006년 한기주 이후 21년 만에 신인 계약금의 기준을 바꿀 만한 선수다. 194㎝의 장신 왼손 투수라는 희소성에 시속 150㎞대 강속구, 국제대회에서 증명한 경기 운영 능력까지 갖췄다. 여기에 뉴욕 양키스의 300만 달러 제안을 거절하고 국내 잔류를 선택했다는 상징성도 있다.

따라서 하현승의 계약금은 장재영의 9억 원이나 한기주의 10억 원에 맞추는 수준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신기록을 작성한다면 출발점은 종전 최고액보다 1억 원 많은 11억 원이다. 기록 경신의 상징성을 살리면서도 기존 신인 계약금 시장과의 균형을 고려한 현실적인 금액이다.

하지만 최근의 분위기를 고려하면 11억 원마저 넘어설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하현승은 지난 13일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일본과의 결승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1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 완봉승을 거뒀다. 한국의 전승 우승을 이끈 에이스로서 드래프트 직전 자신의 가치를 다시 한번 증명했다.

특급 유망주의 계약금에는 기량뿐 아니라 계약 당시의 분위기와 상징성도 반영된다. 국제대회 결승전에서 일본을 상대로 보여준 압도적인 투구와 우승이라는 결과는 하현승의 몸값을 끌어올릴 수 있는 강력한 요소다.

장재영과 한기주는 각각 종전 기준보다 계약금을 3억 원씩 끌어올렸다. 같은 폭을 하현승에게 적용하면 13억 원이 된다. 여기에 메이저리그의 300만 달러 제안을 거절한 상징성과 국제대회 우승 프리미엄까지 더한다면 종전 최고액보다 5억 원 많은 15억 원도 협상 가능한 상단으로 볼 수 있다.

서울고 김지우가 19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026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부산고와 서울고 경기3루수로 출전하고 있다. 2026.08.19. /사진=강영조 cameratalks@

여기에 전체 2순위 후보로 거론되는 서울고 내야수 김지우의 계약금에도 시선이 쏠린다.

김지우는 전체 2순위 지명권을 보유한 두산의 선택이 유력하다. 두산은 어떤 기준으로 김지우의 계약금을 책정할까.

두산의 구단 역대 신인 최고 계약금은 2005년 김명제가 받은 6억 원이다. 야수로 범위를 좁히면 1999년 강혁의 5억 원이 최고액이다. 강혁의 계약금은 두산 구단 기록인 동시에 KBO리그 역대 야수 신인 최고액이기도 하다.

10개 구단 체제가 출범한 2015년 이후에는 2021년 롯데에 입단한 내야수 나승엽이 5억 원을 받아 강혁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두산으로서는 야수 최고액인 5억 원과 구단 전체 최고액인 6억 원을 김지우 계약금의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김지우 역시 하현승처럼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받았다. 최대 170만 달러 규모의 계약 제안을 받았지만 미국 대신 KBO리그를 선택했다. 해외 구단이 매긴 가치와 국내 잔류의 상징성만 놓고 보면 계약금에 상당한 프리미엄이 붙을 만하다.

다만 하현승과 상황이 다르다. 김지우는 올해 손가락 골절로 주요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면서 자신의 기량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다.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대표팀에도 승선하지 못했다. 하현승이 국제대회 우승과 결승전 완봉승으로 드래프트 직전 몸값을 크게 끌어올린 것과 대비된다.

야수 신인의 계약금 시장이 투수보다 보수적으로 형성돼 왔다는 점도 변수다. KBO리그 역대 신인 계약금 상위권은 대부분 투수들이 차지하고 있다.

2022년 KIA에 입단한 김도영의 4억 원도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다. 김도영은 10개 구단 체제에서 손꼽히는 야수 최대어였지만 계약금은 4억 원에 그쳤다.

하현승의 계약금 규모도 김지우와 두산의 협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체 1순위 계약금은 같은 해 신인 시장의 기준점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하현승이 10억 원을 크게 넘어 15억 원에 가까운 계약금을 받는다면 전체 2순위인 김지우의 협상 기준도 자연스럽게 높아질 수 있다.

결국 두산이 김지우의 가치를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계약금의 앞 숫자가 달라질 전망이다. 부상과 실전 검증 부족을 크게 본다면 4억 원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 전체 2순위의 가치와 메이저리그 제안을 거절한 상징성을 충분히 인정한다면 KBO리그 야수 최고액과 같은 5억 원이 가능하다. 여기에 하현승의 기록적인 계약이 신인 시장 전체를 끌어올리고, 두산이 김지우를 향후 팀의 중심을 맡을 프랜차이즈 야수로 평가한다면 김명제의 구단 최고액과 같은 6억 원까지도 검토할 수 있다.

한화 5번타자 노시환이 6월 26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6KBO리그 SSG랜더스와 한화이글스 경기 6회초 2사 2루에서 랜더스 해치를 상대로 투런홈런을 터트린 후 홈인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cameratalks@

지난 20여 년 동안 KBO리그 FA 선수들의 계약 규모는 크게 증가했다. 한기주가 입단하기 직전인 2004년 말, 삼성은 심정수와 2005년부터 4년간 최대 60억 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역대 FA 최고액이었다.

2026년에는 한화가 노시환과 2027년부터 11년간 총액 307억 원의 비FA 다년계약을 맺었다. FA와 비FA 다년계약을 통틀어 KBO리그 역대 최장기간이자 최대 규모다. 20여 년 사이 최고 계약 규모가 60억 원에서 307억 원으로 5배 이상 커진 셈이다.

반면 신인 최고 계약금은 같은 기간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 2006년 한기주가 받은 10억 원이 여전히 최고 기록으로 남아 있다.

가장 큰 차이는 협상 구조다. FA 선수는 자격을 얻은 뒤 모든 구단과 협상할 수 있다. 복수 구단이 영입 경쟁을 벌이면 선수의 가격은 자연스럽게 올라간다. 반면 신인 선수는 자신을 지명한 구단과만 계약을 교섭할 수 있다. 공개 경쟁이 없는 단독 협상 구조다.

KBO 야구규약 제108조 제9항은 신인 드래프트 참가 신청서를 제출하고도 지명 구단과의 계약을 거부한 선수는 해당 드래프트일부터 2년간 KBO 구단과 계약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고교 졸업예정 선수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계약하지 않는 경우만 예외다.

신인 선수가 구단의 제시액에 동의하지 못해 끝내 계약이 무산되면 2년간 KBO리그에 입단할 수 없는 것이다. 선수에게는 상당한 부담이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지명 구단이 계약금 협상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설 수밖에 없다.

최근 메이저리그로 직행하는 아마추어 유망주가 이어지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더 큰 무대에 대한 도전과 육성 환경에 대한 기대가 우선이겠지만, KBO 신인 계약금이 해외 구단의 제시액보다 낮다는 점도 선수들의 선택에 영향을 주는 요인 가운데 하나로 볼 수 있다.

이번 드래프트가 끝나면 지명 결과만큼 흥미로운 '두 번째 드래프트'가 시작된다. 구단과 선수의 가치 평가가 구체적인 숫자로 공개되는 계약금 협상이다.

고교 졸업예정 선수의 계약과 관련해서는 지명 다음 날부터 30일이라는 기준이 있다. 따라서 하현승과 김지우의 계약금도 드래프트 이후 한 달 안에 결정된다.

두 선수의 계약이 KBO 신인 시장의 '뉴 노멀'을 만들까. 아니면 20년 넘게 이어진 기존 계약금 관행을 다시 확인하는 데 그칠까. 드래프트가 끝난 뒤 시작될 숫자의 협상에 시선이 쏠린다.

류선규 전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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