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정말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었다. 대한민국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이 일본을 상대로 기적 같은 역전승을 거두며 단체전 4연패라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도경동(대구광역시청), 오상욱, 박상원(이상 대전광역시청), 황희근(한국체대)으로 구성된 한국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26일(한국시간) 일본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에서 일본을 45-44로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4년 인천 대회부터 시작된 4회 연속 우승이다.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몰아쳤다. 첫 주자로 나선 박상원이 고쿠보 마오를 상대로 5-3으로 승리하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2라운드에서도 오상욱이 요시다 겐토를 5-3으로 제압하며 격차를 벌렸다.
여기에 3번째로 출전한 도경동이 쓰보 하야토를 상대로 5점을 뽑는 동안 2점만 허용하며 15-8, 7점 차까지 도망갔다. 다만 일본의 추격도 만만치 않았다. 4라운드 들어 박상원이 요시다에게 5점을 얻고, 8점을 내주며 점수는 20-16이 됐다.
팽팽한 승부가 이어졌다. 5라운드에서는 도경동과 고쿠보가 5점씩 주고받았고, 6라운드에서도 오상욱과 쓰보가 5-5로 맞서며 균형을 이어갔다. 한국은 30-26으로 후반 승부를 준비했다.
일본이 경기를 뒤집었다. 7라운드 도경동이 요시다의 공격에 무너지며 9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그사이 득점은 2점에 그치면서 32-35로 역전당했다.
박상원이 다시 희망을 되살렸다. 그는 8라운드에서 쓰보를 상대로 7-5로 2점을 더 따내며 39-40, 한 점 차까지 따라붙었다. 그리고 운명의 9라운드 '에이스' 오상욱이 기적을 썼다. 개인전에서도 금메달을 획득했던 그는 대회 2관왕을 걸고 고쿠보와 마지막 승부를 펼쳤다.
오상욱은 고쿠보의 역습에 점수를 내주면서 41-44까지 끌려갔다. 이제 일본에 한 점만 더 내주면 패하는 상황. 그러나 오상욱은 포기하지 않았고, 피스트 밖에서 지켜보던 동료들도 "끝난 거 아니야"라며 힘을 불어넣었다. 결국 오상욱은 기적처럼 잇달아 4점을 따내며 대역전극을 완성, 동료들과 함께 금메달의 기쁨을 만끽했다.
앞서 열린 경기에선 한국 여자 펜싱 플뢰레가 눈앞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놓쳤다. 일본을 상대로 대역전극을 허용하면서 12년 만의 정상 탈환이 무산됐다.
박지희, 심소은(이상 서울특별시청), 모별이(인천광역시 영종구청), 이세주(충북도청)로 구성된 여자 플뢰레 대표팀은 같은 날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의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단체전 결승에서 일본에 28-29로 졌다.
너무나 아쉬운 역전패다. 첫 주자로 나선 박지희가 쓰지 스미레에게 3-5로 밀리면서 출발했지만, 모별이가 2라운드에서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우에노 유카와 잘 맞서싸우며 5-6으로 따라갔다.
3라운드에선 심소은이 아즈마 세라를 상대로 잇달아 4점을 따내며 9-6 역전을 일궈냈지만, 막판에 3실점하며 9-9 동점으로 마쳤다. 이후 한국은 모별이가 나선 4라운드에서 11-13으로 재차 끌려갔지만, 박지희가 분전하며 16-14로 재차 뒤집었다.
한국이 기세를 탔다. 6라운드에서 심소은이 우에노를 압도하며 19-14로 격차를 벌렸고, 모별이가 7라운드서 한때 21-14까지 달아났다. 다만 막판에 추격을 허용하며 22-19까지 따라잡혔다.
8라운드에도 한국이 리드를 이어갔다. 심소은이 쓰지와 대결에서 1점을 더 따내며 26-22로 마지막 라운드에 돌입했다. 하지만 양 팀 에이스가 만나는 9라운드에서 일본이 역전극을 쓰고 말았다.
우에노에게 막혀 개인전 은메달을 획득했던 박지희가 '리턴 매치'에서 무너지고 만 것. 그는 먼저 점수를 따내며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이후 7연속 실점하며 역전을 허용했다. 박지희는 16초를 남기고 한 점을 만회했으나 마지막 공격에서 멈칫하면서 준우승을 기록했다.
이로써 여자 플뢰레 단체전은 2022년 항저우 대회에 이어 2연속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은 이 종목에서 1998년 방콕 대회부터 2014년 인천 대회까지 5회 연속 우승을 달성했지만, 동메달에 그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이후 금메달과는 연이 닿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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