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현(24), 조형우(24), 정준재(23)가 국가대표라는 큰 무대에서 값진 경험을 쌓고 SSG 랜더스로 돌아와 청라 시대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조병현, 조형우, 정준재는 29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취재진과 만나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합작한 소감과 앞으로의 각오를 밝혔다.
먼저 조병현은 "팬분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는데 이렇게 금메달을 따올 수 있어서 너무 큰 영광이다. 좋은 멤버들과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정준재도 "일단 내 목표가 금메달을 따는 것이었기 때문에 지금 정말 행복하다. 좋은 멤버들, 좋은 선수들과 같이 야구하면서 배울 것도 너무 많았다. 정말 영광이었고 재미있게 즐겼다"고 소감을 전했다.
조형우 역시 "국가대표 태극마크를 다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정말 영광이었다. 가서 좋은 결과까지 가지고 돌아올 수 있어서 너무 좋다"고 미소 지었다.
세 선수 모두 이번 대회에서 제 몫을 했다. 주전 포수 조형우는 5경기에서 타율 0.417(12타수 5안타), 1홈런 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96으로 맹활약했다. 백업 내야수였던 정준재도 6경기 타율 0.571(7타수 4안타), 3타점, OPS 1.285로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조병현은 가장 중요한 순간 자신의 가치를 보여줬다. 일본과 결승에서 1-1로 맞선 7회말 1사 1, 2루에 등판해 두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한국이 흐름을 빼앗길 수 있었던 최대 위기를 지워냈고 결국 3-1 역전승과 금메달로 이어졌다.
공교롭게도 당시 안방을 지킨 포수가 조형우였다. 조형우는 "점수를 안 주고 싶었는데 동점을 허용한 상황이었다. (곽)빈이 형이 간절하게 던지다 내려간 상황이라 팀 분위기가 많이 떨어질 수도 있었다. 그런데 (조)병현이가 올라오면서 나도 더 집중하고 정신을 차렸다"고 돌아봤다.
SSG에서부터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서로에 대한 믿음도 있었다. 조형우는 "(조)병현이는 투구 스타일상 포수를 많이 믿어주고 포수의 말을 잘 따르려고 하는 투수다. 그래서 나도 정신을 더욱 차려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조금 더 과감하게 했던 볼 배합을 병현이가 내 생각대로 잘 던져줬다. 본인이 위기를 이겨낸 것도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메달은 세 선수와 SSG의 미래에도 특별한 의미를 남겼다. 조병현은 이번 대표팀에서 병역 특례가 아닌 국군체육부대(상무) 복무를 통해 병역 의무를 이미 마친 유일한 예비역이었다. 반면 조형우와 정준재는 이번 금메달로 병역 문제를 해결했다.
조형우는 조병현을 향해 "제일 고맙다. 가장 가깝게 지냈고 가장 고생했다"며 "앞으로 나도 (조)병현이에게 많이 도움을 주고 서로 도우면서 지내겠다"고 했다. 정준재 역시 "경기가 끝나고 병현이 형에게 고맙다고 했다. 나도 더 잘하려 한다"고 웃었다.
조병현에게도 의미는 남달랐다. 그는 "(정)준재와 (조)형우가 군대에 가지 않고 계속 팀에 있으면서 우리 팀이 더 강한 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도움을 줄 수 있었다는 게 가장 크다"고 밝혔다.
다만 자신의 군 복무 경험은 오히려 야구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이었기에 후회는 없었다. 조병현은 "군대에 가기 전에는 선발투수였는데 군대에서 많이 변했다. 좋은 선수들도 만나고 여러 경험을 했기 때문에 지금 내가 이 자리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좋은 시간이었고 내 야구 인생의 터닝포인트였다"고 돌아봤다.
세 선수가 대표팀에서 얻은 것도 조금씩 달랐다. 백업으로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시간이 많았던 정준재는 큰 경기에서 압박을 견디는 방법을 배웠다. 정준재는 "형들이 국제경기의 긴장감과 압박감 속에서 어떤 식으로 야구를 대하는지 옆에서 봤다"며 "잘하는 선수들은 쉽지는 않더라도 어느 정도 그것을 이겨냈다. '이런 식으로 해야 잘하는 선수가 되는구나'라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조형우에게는 포수로서 한 단계 성장할 기회였다. 다른 구단 정상급 투수들과 호흡을 맞추고 금메달이 걸린 승부까지 경험했다. 조형우는 "KBO의 좋은 투수들과 호흡을 맞출 수 있었다는 자체가 영광이었다"며 "타이트한 상황과 부담이 큰 경기에서 이겨냈다는 경험이 남은 시즌과 내년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이제 이들은 다시 SSG 선수다. 그리고 더 멀리 바라보면 새로운 청라 시대가 기다린다. 정준재는 "이번 국제대회를 경험했기 때문에 웬만한 경기에서는 긴장이나 부담이 조금 덜할 것 같다. 자신감 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조형우의 목표는 더욱 분명했다. 그는 "우리 팀 선수라면 누구나 큰 꿈이 청라 돔 시대에 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그때의 주역이 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앞으로 팀에 있는 시간이 훨씬 길어진 만큼 팀이 이기는 데 도움이 되고 내 자리도 확실히 지키고 싶다. 청라 돔의 주인이 되고 싶다"고 당찬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