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민혁 왜 쓰냐고? '이 한 장면이면 충분했다' 日 끝까지 압박→공 탈취→엄지성 결승골 만든 '금빛 크로스' [아이치 나고야 AG]

이원희 기자
2026.10.03 21:23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3 축구대표팀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일본을 1-0으로 꺾고 사상 최초 4연패를 달성했다. 양민혁은 후반 16분 집요한 압박으로 공을 탈취한 뒤 크로스를 연결해 엄지성의 결승골을 도우며 승리에 기여했다. 이번 우승으로 한국은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일본을 상대로 3회 연속 승리하며 라이벌전 강세를 이어갔다.
양민혁(오른쪽). /사진=뉴시스 제공

가장 중요한 순간 '특급 유망주' 양민혁(베스테를로)이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대회 내내 기대만큼 폭발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며 아쉬운 평가도 받았지만, 숙명의 한일전 결승에서 나온 단 한 번의 집념 어린 플레이가 모든 것을 바꿨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3일 일본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전에서 후반 16분 엄지성(스완지 시티)의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2022 항저우 대회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정상에 오르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사상 최초의 4연패라는 역사를 썼다.

일본을 상대로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2022 항저우에 이어 최근 세 차례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모두 승리하며 라이벌전 강세까지 이어갔다.

금메달을 결정한 한 골의 출발점에는 양민혁이 있었다.

한국은 전반부터 쉽지 않은 경기를 펼쳤다. 전반 6분 엄지성이 드리블 돌파 이후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벗어났다.

이후에는 조금씩 일본에 분위기를 내줬다.

후반 들어서도 흐름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일본은 더욱 거세게 한국 골문을 두드렸다.

후반 10분 요코야마 유메키(세레소 오사카)가 위협적인 슈팅을 날렸지만 공이 골대 옆으로 벗어났다.

후반 12분에는 일본의 코너킥 공격을 한국 수비진이 몸을 던져 가까스로 막아냈다. 이어진 상황에서는 일본 주장 이치하라 리온(AZ 알크마르)이 헤더 슈팅을 시도했지만 이 역시 골문을 벗어났다.

계속해서 일본의 공세가 이어지던 상황.

그런데 후반 16분 답답했던 경기 흐름을 한 번에 뒤집는 한국의 선제골이 터졌다.

시작은 양민혁이었다.

오른쪽 측면에서 일본 수비가 공을 소유하자 양민혁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달라붙었다. 집요한 압박 끝에 결국 공을 빼앗아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양민혁은 곧바로 페널티박스 안으로 크로스를 연결했다. 공을 잡은 엄지성은 침착하게 일본 수비를 제친 뒤 슈팅을 날렸다.

공은 그대로 일본 골망을 흔들었다.

답답했던 흐름을 한 방에 날려버린 '금빛 골'이었다. 엄지성은 득점을 확인한 뒤 손으로 하트를 그리는 세리머니를 펼치며 기쁨을 만끽했다.

엄지성의 침착한 움직임과 확실한 결정력이 빛났지만, 득점의 출발점에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양민혁의 압박이 있었다.

엄지성의 골 세리머니. /사진=뉴스1 제공

이번 대회에서 양민혁을 향한 아쉬운 시선도 적지 않았다.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최고 유망주 중 한 명이라는 기대와 비교해 특유의 폭발적인 드리블과 공격력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았다. 축구팬들 사이에서도 경기력을 향한 아쉬운 반응이 이어졌다. 일본과의 결승에서도 선제골 이전까지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순간, 양민혁은 그동안의 아쉬움을 단 한 장면으로 날려버렸다.

양민혁은 일찌감치 한국축구의 미래로 큰 기대를 받아온 선수다.

2024시즌 강원FC 돌풍을 이끈 주역이었다. 준프로 신분으로 프로 무대에 데뷔한 양민혁은 리그 38경기에 출전해 12골 6도움을 기록했다.

K리그 이달의 영플레이어상을 역대 최초로 4회 연속 수상했고, 시즌 종료 후에는 K리그1 베스트11과 영플레이어상을 동시에 거머쥐며 최고의 데뷔 시즌을 완성했다.

또 강원FC 소속이던 지난 2024년 스타뉴스가 주최·주관한 '2024 퓨처스 스타대상'에서 축구 부문 스타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당시 수상자 선정위원으로 참여했던 한준희 해설위원은 양민혁을 향해 "세계를 향해 도전하는 한국축구의 미래"라고 극찬한 바 있다.

그리고 2년 뒤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걸린 한일전 결승이라는 큰 무대에서 자신의 가치를 다시 한번 증명했다.

경기에 집중하는 양민혁(오른쪽). /사진=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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