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 수석코치→적장' 이규섭 DB 감독 "이상민 감독님과 맞붙는 건 처음인데..." [부산 현장]

부산=박건도 기자
2026.10.10 14:00
원주DB 이규섭 감독이 지난 시즌 우승을 함께했던 친정팀 부산KCC와의 첫 맞대결을 앞두고 승리를 향한 각오를 밝혔다. 이 감독은 경기 전 KCC로부터 우승 반지를 전달받았으며 옛 동료인 이상민 감독과 격려를 나누었다고 전했다. 그는 철저한 준비와 맞춤형 수비 전술을 통해 KCC의 화력을 제어하며 화끈한 농구를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이규섭 원주DB 감독이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사진=KBL 제공

이규섭 원주DB 감독이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함께 일궜던 친정팀 부산KCC와 첫 맞대결을 앞두고 남다른 감회와 함께 승리를 향한 굳은 결의를 드러냈다. 감상에 젖기보다는 철저한 준비와 냉정한 승부사 기질로 친정팀의 안방을 공략하겠다는 각오다.

DB는 10일 오후 2시 부산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6~2027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 경기에서 KCC와 맞붙는다.

개막전에서 고양 소노를 95-86으로 완파한 DB는 직전 창원 LG전에서 92-96으로 아쉽게 석패하며 1승 1패를 기록 중이다. 올 시즌 개막 전 미디어데이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로 지목된 DB는 헨리 엘런슨과 레이션 해먼즈의 막강한 외국인 원투펀치에 아시아쿼터 이선 알바노가 이끄는 폭발적인 공격력을 앞세워 부산 원정길에서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이번 맞대결은 이규섭 감독에게 유독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지난 시즌 KCC의 수석코치로서 사직벌의 열기 속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던 이규섭 감독은 올 시즌 DB의 지휘봉을 잡고 처음으로 적장이 되어 부산을 찾았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이규섭 감독은 "해설위원 시절 들어와 본 것을 빼면 감독으로 이쪽 라커룸을 쓰는 것은 사실상 처음"이라며 미소지었다.

이어 "사직체육관은 내게 낯익고 고마운 장소이자 지난 시즌의 큰 추억이 깃든 곳"이라면서도 "하지만 이제는 DB의 사령탑이다. 추억에 잠기기보다는 우리 팀이 더 단단해지고 발전하는 데 집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전날 있었던 KCC 구단과 따뜻했던 만남도 공개했다. 이규섭 감독은 "어제 KCC 단장님께서 특별히 챙겨주셔서 감사하게도 지난 시즌 우승 반지를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이상민(왼쪽) 부산KCC 감독과 수석코치 시절 이규섭(가운데). /사진=KBL 제공

의미 있는 반지를 품에 안은 이규섭 감독은 옛 스승이자 동료였던 KCC 이상민 감독과의 일화도 소개했다.

이규섭 감독은 "이상민 감독님을 만나 서로 '열심히 잘하자'고 격려를 나눴다"며 "이상민 감독님께서 직전 LG전 패배를 두고 '좋은 결과를 냈으면 더 좋았을 텐데'라며 따뜻한 응원의 말을 건네주시기도 했다"고 전했다.

코트 위에 서는 순간 우정과 정은 잠시 내려놓아야 한다. 이규섭 감독은 이상민 감독과 맞대결에 대해 "이상민 감독님과 상대 팀 사령탑으로 만나는 것은 지도자 인생에서 이번이 처음"이라며 "서로를 워낙 잘 알고 있고 농구 색깔이나 생각에서 비슷한 점도 많을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도 "내가 최선을 다해 철저히 준비하고 경기에 나서는 것이 이상민 감독님과 친정팀에 대한 진정한 예의다. KCC도 시즌 초반 흐름이 나쁘지 않은 만큼 서로가 가장 잘하는 농구에 집중하며 치열한 맞대결을 펼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KCC를 상대로 준비한 경기 운영 전략도 가감 없이 풀어냈다. 이규섭 감독은 "KCC 역시 공격 성향이 매우 강하고 빠른 팀이라 우리와 스타일이 비슷하다"며 "선수들에게 조금 더 빠른 템포 푸시를 요구했고, 스페이싱과 스크린 타이밍을 맞추는 훈련을 집중적으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비시즌 동안 세 가지 정도의 수비 전술을 준비했는데 오늘은 KCC의 화력을 제어하기 위해 그중 두 가지 맞춤형 수비를 가동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규섭 감독은 "내 역할은 선수들이 가진 장점을 코트에서 가장 편하고 자유롭게 발휘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는 것"이라며 "초보 감독인 내가 조급함을 가지면 안 된다. 시즌을 길게 보고 평균치를 찾아가다 보면 팀은 반드시 더 강해질 것이다. 사직을 찾은 관중들에게 양 팀 모두 화끈하고 재미있는 농구를 보여주겠다"고 했다.

이규섭(오른쪽에서 두 번쨰) 원주DB 감독이 작전 지시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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