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KCC의 안방에서 값진 승리를 거둔 이규섭 원주DB 감독이 자신을 따뜻하게 품어줬던 옛 친정을 향한 깊은 감사에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DB는 10일 오후 2시 부산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6~2027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 경기에서 KCC를 85-79로 꺾었다.
개막전 승리 후 직전 경기 패배를 딛고 연패를 막아선 DB는 시즌 2승 1패를 만들며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날 DB는 헨리 엘런슨(24득점 8리바운드 3어시스트)과 레이션 해먼즈(18득점 9리바운드 4어시스트)의 막강한 외국인 원투펀치에 이선 알바노(11득점 6리바운드 4어시스트)의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앞세워 KCC의 거센 추격을 뿌리쳤다.
이규섭 감독은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의 체력을 조절해주려 했는데 쉽지 않았다"면서도 "야투 시도를 80개 이상 가져갔고 트랜지션 속공이 8개 나왔다. 턴오버를 단 4개로 묶은 점은 대단히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상대 팀이자 사직체육관이 워낙 내게 익숙한 곳이라 심적으로 더 힘들었는데, 선수들이 잘 이겨내줘 연패 없이 승리할 수 있었다"고 안도했다.
2쿼터 막바지 엘런슨과 강하게 부딪혀 구급차로 이송됐던 김보배의 상태에 대해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 감독은 "CT 검사 결과 다행히 큰 이상은 없다. 충돌로 인한 일시적인 어지럼증 정도"라며 "선수 보호가 최우선이다. 병원에서 돌아오는 대로 상태를 다시 면밀히 살피겠다. 선수에게 정신적으로도 버팀목이 되어주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속공과 리바운드 장악이 승부처였다. KCC를 상대로 공격 리바운드만 15개를 걷어낸 점에 대해 이 감독은 "우리 팀은 라인업 높이가 크다. 2m 신장의 이유진이 중요할 때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주는 등 높이의 장점이 살아났다"며 "비록 강상재가 득점은 없었지만 결정적인 순간마다 수비를 완벽하게 해줬다. 슛이 안 들어가는 날에도 공격 리바운드와 적은 턴오버로 상쇄할 수 있는 힘이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상대 주포 루이스 킹을 5반칙 퇴장으로 몰아넣은 수비 전술의 뒷이야기도 전했다. 이 감독은 "킹의 슛감이 워낙 좋아 시범경기 때부터 철저히 분석했다. 장재석을 외국인 선수에게 맡기고 이유진이나 강상재를 킹에게 붙이는 방안도 고민했지만, 결국 가장 좋은 수비는 공격이라 판단했다"며 "외국인 선수를 앞세워 강한 몸싸움을 유도하고 체력과 슛 리듬을 떨어뜨린 전략이 주효했다"고 짚었다.
KCC의 창을 무력화한 맞춤형 수비에 대해서도 만족감을 표했다. 이 감독은 "맨투맨 수비 시스템을 기본 골격으로 두고 2대2 수비와 스위치 수비를 적절히 섞었다. 선수들이 혼동하지 않는 선에서 헬프 수비 위치를 조금씩 조정했는데, 수비 완성도 면에서는 100% 만족한다"고 밝혔다.
승리 후 친정팀을 다시 찾은 소회를 묻자 이규섭 감독은 감정이 북받친 듯 눈시울을 붉혔다.
이 감독은 "항상 감사한 마음이 큰 이상민 감독님, 내게 큰 기회를 주셨던 KCC 구단과 구단주님, 단장님 앞에서 치른 경기였다. 원정 경기임에도 넥타이를 매고 온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며 "경기 시작 전부터 끝난 지금까지 수많은 감정이 교차하고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내게는 평생 잊을 수 없고 너무나 감사한 곳"이라며 친정을 향한 진심 어린 존경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