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 역사의 잠실야구장에서 마지막 가을야구를 누가 더 오래 치를 수 있을까. 한 지붕 두 가족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가 서로의 가을을 끝내야 하는 운명의 맞대결을 펼친다. 염경엽(58) LG 감독도 특별한 의미를 지닌 승부를 앞두고 각오를 다졌다.
염 감독은 14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릴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PS) 두산과 와일드카드 결정전(WC) 1차전 선발 라인업을 공개했다.
이날 LG는 홍창기(33·우익수)-박해민(36·중견수)-오스틴 딘(33·지명타자)-문정빈(23·1루수)-문보경(26·3루수)-송찬의(27·좌익수)-구본혁(29·유격수)-박동원(36·포수)-신민재(30·2루수)로 타선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카를로스 카라스코(39)다.
정규시즌 4위 LG는 78승 1무 65패, 5위 두산은 74승 5무 65패로 가을야구에 진출했다. 4위 팀에 1승의 이점이 주어지는 WC에서 LG는 1승 또는 1무만 거둬도 준플레이오프(준PO)에 진출한다. 반면 두산은 2연승을 거둬야만 다음 무대로 향할 수 있다.
올해 WC는 단순히 준PO 진출권만 걸린 승부가 아니다. 1982년 개장한 잠실야구장이 올해를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지기 때문이다. 기존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마지막 포스트시즌에서 공교롭게도 두 팀이 맞붙게 됐다.
특히 2016년 한국시리즈부터 잠실 중립경기가 폐지되면서 이번 시리즈에서 탈락하는 팀은 잠실에서 더 이상 가을야구를 치를 수 없다. 반대로 승리하는 팀은 상위 라운드에 진출해 잠실에서 마지막 홈경기를 치를 기회를 이어간다.
염 감독 역시 이러한 의미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분명히 동기부여가 있다. 페넌트레이스에 대한 아쉬움이 우리 선수들에게 굉장히 많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아쉬움들을 포스트시즌을 통해 채우려는 마음이 강하다.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해 최대한 올라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LG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올 시즌 31세이브를 올린 마무리 투수 손주영(28)이 목 6~7번 부위 추간판 탈출증으로 WC 출장자 명단에서 제외됐다.
염 감독은 "주사 치료를 받았고 일단 와일드카드는 안 될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준PO에 올라가면 상태를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마무리 운영에 대해서도 "상대 타자 데이터와 타순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집단 마무리 체제로 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상대 선발은 올 시즌 평균자책점 1위 곽빈(27)이다. 정규시즌 LG전 3경기에서 승리 없이 1패에 그쳤지만, 18⅓이닝 4실점 평균자책점 1.96으로 강했다.
염 감독은 "곽빈의 투구 수를 얼마나 늘릴 수 있느냐가 첫 번째 싸움이라고 생각했다"며 "홍창기, 박해민, 오스틴, 문보경, 박동원이 얼마나 자기 역할을 해주느냐가 타선을 풀어가는 데 가장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좀 더 늦게 오고 싶었는데 아쉬움도 있다. 하지만 결과는 그렇게 나왔고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와일드카드 첫 경기에 꼭 이겨야 선수들이 더 위로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오늘 꼭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