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데뷔 23년 만에 마침내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베테랑 포수 강민호(41)가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팀의 시리즈 전적 4승 1패 우승이 확정된 순간, 그가 숨겨왔던 충격적인 부상 투혼의 전말도 함께 공개됐다.
삼성은 8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KS)' 5차전에서 12-1 대승을 거두며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마침내 우승을 확정 지었다. 지난 2014시즌 이후 무려 12년 만에 한국시리즈 왕좌를 탈환하는 순간이었다.
우승 직후 현장 취재진과 만난 강민호는 경기 종료 당시의 기분을 묻는 말에 "기억이 없다. 자꾸 기억이 안 난다"며 벅찬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 2004년 롯데 자이언츠 소속으로 프로 무대를 밟은 뒤 무려 23년 만에 처음으로 손에 끼게 된 우승 반지였다. 그는 "은퇴가 정말 얼마 안 남았는데, 23년 만에 반지를 낄 수 있어서 정말 기분 좋다"며 "내 인생에도 이런 날이 올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며 끝내 오열했다.
이어 정상적인 출전이 불가능에 가까웠던 몸 상태에 대해 털어놨다. 만약 정규시즌이었다면 얼마나 쉬어야 했느냐는 질문에 그는 "이제는 말할 수 있다. 갈비뼈에 실금이 가 있고, 근육이 찢어져 피가 고여 있는 상태였다"고 고백했다.
부상에 대한 전말도 밝혀졌다. 부상은 KIA 타이거즈와 플레이오프 3차전을 앞두고 훈련 중 배팅을 하던 도중 찾아왔다고 했다. 경기를 마친 뒤 병원 검진을 받았지만 상태는 심각했다. 하지만 강민호는 포수 마스크를 벗지 않았다. 그는 "아픈 몸이었지만 공은 던질 수 있었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최선만 다하자고 생각했다"며 "잘 참고 뛴 보람이 있다"고 덤덤하게 미소를 지었다.
베테랑의 간절함은 그라운드 곳곳에 묻어났다. 강민호는 "이번 가을야구 기간에 혼자 무작정 걸으며 하늘을 보고 기도를 참 많이 했다. 내 기도가 하늘에 닿기를 바랐다"며 간절했던 마음을 전했다. 9회 마지막 마운드에 오른 투수를 보며 "올라온 순간 오늘 경기는 이겼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동료를 치켜세웠다.
앞서 마운드를 지킨 후배 원태인을 향한 든든한 조언도 전했다. "태인이도 공을 많이 던져 힘이 떨어졌지만 꾸역꾸역 버텼다. 마운드에서 불펜을 쳐다보길래 '뒤에 투수 없다. 네가 막아야 한다. 맞아도 괜찮으니 도망가지 말자'고 했다"며 후배의 부담을 덜어준 일화를 공개했다.
마지막으로 강민호는 "가을야구에 들어오며 모든 선수가 하나가 됐고, 서로 희생하며 경기를 치렀다"며 "내 인생에 이런 값진 영화 같은 일이 벌어져 정말 행복하다"고 밝혔다. 이어 팬들을 향해 우렁찬 목소리로 "어쨌든 해냈습니다!"를 외치며 23년 묵은 우승의 한을 완벽하게 털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