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득종합과세 부담을 줄인 ETF(상장지수펀드)가 이르면 연내 상장한다. 해외 증시에 상장된 ETF와 세제 불균형에 해외로 빠져나가는 투자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서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는 삼성전자와 같은 국내 일반 상장 주식과 유사한 세제를 적용받는 '투자회사형 ETF'를 만들기 위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투자회사형 ETF는 기존 투자신탁형 ETF와 달리 결산기 내에 매도하면 차익에 대해 배당소득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애초에 배당소득세가 없으니 자연히 금융소득종합과세를 부과받지 않는다.
현재 국내에 상장된 해외지수 ETF(투자신탁형)는 투자기간에 관계없이 매도차익에 대해 배당소득세(15.4%)가 부과된다. 이 차익은 이자 소득 등과 합산돼 연간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초과할 경우 종합과세 대상이 됐다. 종합과세는 최고 41.8%의 세율이 부과된다.
반면 외국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ETF는 배당소득세 대신 양도소득세(22%)를 적용받는다. 단일 세율만 보면 배당소득세보다 높지만 양도소득세는 최고 세율이 41.8%에 이르는 종합과세에서 제외된다. 이런 세제상의 차이 때문에 ETF 투자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간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새로 구상되고 있는 투자회사형 ETF는 결산기만 잘 피한다면 배당소득세를 안 낼 수 있다. 투자회사형 ETF는 결산기 중 1회 이상 차익을 꼭 배당해야 한다. 예를 들어 1만원이던 ETF 가격이 올라 2만원이 되면 결산기에 차액 1만원을 배당으로 나누고 ETF 가격이 다시 1만원이 되는 식이다. 현재 국내 증시에서 집합투자이면서 '투자회사형' 세제를 적용받고 있는 종목은 맥쿼리인프라가 유일하다.
1만원에 ETF를 매수했던 투자자가 결산기 전에 2만원에 매도한다면 매도차익인 1만원에 대해 세금이 붙지 않는다. 다만 보유 기간인 결산기를 넘겨 1만원을 배당 받게 되면 이에 대해서는 배당소득세가 부과된다. 결산기가 1년이라면 최소 1년에 한번은 ETF를 매도해야 한다. 배당소득세를 피하기 위한 매물이 쏟아지는 결산기에는 LP(유동성공급자)들이 ETF 매수에 적극 나서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LP 역시 배당에 대해 법인세를 내야 하기 때문에 이를 피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ETF는 상장 초기에 운용사, 증권사(LP)가 주권을 보유하게 된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에 따르면 금융회사가 다른 회사의 의결권이 있는 발행주식 총수의 20% 이상을 소유하게 되면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투자회사형 ETF는 회사인 만큼 금산법의 적용을 받는다. 이를 피하려면 최소 6곳의 운용사·증권사가 투자회사형 ETF의 지분을 쪼개 가져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또 투자회사형 ETF는 일반 주식처럼 증권거래세(0.3%)를 내야 해 레버리지, 인버스 ETF처럼 단기에 빈번하게 매매하는 상품이라면 기존 투자신탁형 ETF가 유리할 수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아직 논의해야 하는 부분들이 많아 실제로 투자회사형 ETF가 도입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투자회사형 ETF가 도입되면 ETF업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해외 인덱스펀드 수요까지 흡수하는 강력한 파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