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꾸미]유기실리콘도 슈퍼사이클? KCC가 주목받는 이유

김사무엘 기자, 권연아 PD
2021.09.07 03:40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실리콘 산업

시장의 주목을 받지 못했던 KCC가 최근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건자재, 페인트 기업에서 실리콘 기업으로 체질을 바꾸면서 기업 가치도 재평가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머니투데이 증권 전문 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에 출연해 "유기실리콘 시장은 중국 규제로 인한 공급 축소와 친환경 소비에 따른 수요 증가가 맞물려 엄청난 호황을 누리고 있다"며 "유기실리콘 기업으로 거듭난 KCC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연구원은 "그 동안 KCC는 '10만원이 든 지갑을 5만원에 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저평가 받았다"며 "이제 KCC는 평범한 지갑이 아닌 '에르메스' 지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머니투데이 증권 전문 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부꾸미'에 오시면 더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실리콘과 실리콘이 다르다고?

질문 : 김사무엘 기자

답변 :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위원

Q. 최근 유기실리콘 호황에 주목해야 한다고 하셨는데요. 유기실리콘이란게 뭔가요?

▶실리콘은 우리 주변에 상당히 흔하고 익숙한 제품입니다. 아기 용품, 주방용 도구에서 자주 보시는 것처럼 내열성이 강하고 무독성에 친환경적이다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바로 그 점이 실리콘의 장점이자 특징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실리콘이 어떻게 만들어지는 지 산업분석 관점으로 들어가면 약간 복잡해집니다. 우선 실리콘(Silicon)과 실리콘(Silicone)을 구분해야하합니다. Silicon은 규소, 원자기호로는 Si로 우리 지각을 구성하는 원자 중 산소 다음으로 두번째로 가장 많습니다. Silicon이 석영이 되고(유리 원재료) 환원과정을 거치면 메탈실리콘이라는 중간재가 만들어집니다.

메탈실리콘에서 무기실리콘과 유기실리콘으로 갈라지는데, 무기실리콘이 되면 반도체에 쓰이는 실리콘 웨이퍼, 또는 태양광에 쓰이는 폴리실리콘이 되고요. 유기실리콘으로 가게 되면 앞서 말씀드린 우리에게 친숙한 그 실리콘이 됩니다. 이 실리콘이 뒤에 'e'가 붙은 실리콘(Silicone)이 되는 거죠. 구분하기 쉽게 유기실리콘이라고 부릅니다.

유기실리콘 산업이 호황인 이유

Q. 유기실리콘 시장은 왜 호황인가요?

▶최근 반도체 호황과 탄소중립으로 신재생에너지 수요가 증가하면서 반도체 웨이퍼와 태양광 원료인 무기실리콘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중간재인 메탈실리콘의 수요도 크게 증가하고 있죠.

수요는 증가했는데 공급이 타이트한 상황입니다. 전세계 메탈실리콘의 70%는 중국에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저렴한 전력비와 노동비 덕분인데요. 특히 신장 위구르 지역에서 중국 메탈실리콘의 50% 정도가 만들어집니다. 최근 미국 바이든 정부에서는 신장 위구르족 인권탄압과 관련됐다는 이유로 5개 중국 기업에 대한 미국 기업으로의 수출을 제한했는데요. 이 때문에 메탈실리콘 가격은 오히려 급등했습니다. 전세계 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 제품의 수출을 제한하니, 글로벌 실리콘 가격이 증가하게 된 것입니다.

메탈실리콘 가격이 오르니 이를 원재료로 사용하는 유기실리콘 가격도 덩달아 상승하게 됩니다. 여기에 최근 유기실리콘 생산 1위 기업인 호신실리콘산업의 유기실리콘 중간재(실록산) 공장에 화재가 일어나면서 공급 부족 현상은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더 중요한 건 탄소중립이 생각보다 빠르게 강조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실리콘 공장 증설이 어려워졌고 중국 정부 역시 규제를 통해 공장 증설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수요는 증가하는데 공급은 타이트한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는 이유입니다.

유기실리콘 강자 KCC, 기업가치 재평가 가능

Q. 유기실리콘 호황을 강조하면서 KCC에 주목해야 한다고 하셨는데요. 이유가 뭔가요?

▶KCC가 이 유기실리콘 시장에서 글로벌 3위 업체라는 점을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2018년에 미국의 모멘티브(Momentive)라는 회사를 3조원에 인수하면서 글로벌 3위 기업으로 단숨에 레벨업했습니다.

KCC는 기업의 미래 먹거리로 실리콘 사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습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실리콘 사업에 도전했고, 2004년 국내 최초 유기실리콘 생산에 성공하면서 국산화에 성공합니다. 주로 실리콘 범용 제품을 만들면서 기술개발에 매진했으나,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들기에는 기술장벽이 너무 높았죠.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3위 기업인 모멘티브를 인수하게 된 겁니다.

모멘티브는 실리콘 분야에서 독보적 위상을 가진 업체입니다. 1940년 산업용 실리콘을, 1974년 구조용 실란트를 처음 선보였고, 타이어첨가제, 의료용 튜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실리콘, 비경화 실리콘 고무, 섬유유연제 등 수많은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첨단 소재 기업입니다. KCC는 모멘티브 인수로 범용제품을 넘어 고부가가치 첨단 실리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이 된거죠.

현재 실리콘 사업은 KCC 전체 매출의 60%, 영업이익의 80%를 차지하는 핵심 사업부가 됐습니다. 중국뿐 아니라 한국, 미국, 일본, 영국 등 다변화한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어 최근 유기실리콘 가격 호황의 수혜를 받을 뿐 아니라 원재료 수급 측면에 있어서도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Q. 실리콘 사업으로 KCC의 기업 가치도 재평가 받을 수 있을까요?

▶KCC는 그 동안 '10만원짜리 현금이 든 지갑을 5만원에 사는 것과 같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저평가 상태였습니다. 기업 M&A(인수·합병)의 백기사라 불릴 정도로 주요 대기업의 M&A 이슈가 있을 때마다 지분 인수로 도움을 줬는데요. 그 결과 삼성물산, 현대중공업 등의 지분을 상당수 보유하게 됐는데 기업 가치는 지분 가치보다 못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보유 지분 가치가 시가총액의 평균 70% 수준이었던, 대표적인 자산주였죠.

게다가 모멘티브 인수 전에는 전 사업 영역이 건자재와 페인트였고 취급하는 제품 수가 수백가지에 달했기 때문에 영업가치가 주목받기 어려웠던 이유도 있었습니다.

이번 유기실리콘 산업의 호황으로 KCC의 기업가치도 재조명받을 수 있는데요. KCC의 실리콘 사업부는 글로벌 평균인 멀티플 15배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다른 사업부의 가치를 각각 산정해 더하면 KCC의 전체 기업가치는 5조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목표주가는 50만원을 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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