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구리↑ 천연가스↓...내년 원자재 주인공은

김창현 기자
2025.12.17 15:08
최근 한달 원자재 ETN 수익률/그래픽=김지영

최근 ETN(상장지수증권) 시장에서는 금속 원자재 관련 상품들이 수익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은의 전망을 낙관한 반면 구리와 플래티넘(백금)은 상승 여력이 제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17일 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달간 한투 은 선물 ETN과 삼성 은 선물 ETN(H) 수익률은 각각 15.86%, 15.19%를 기록했다.

가격 상승에 두배로 연동되는 레버리지 은 선물 ETN 수익률은 30%에 달하며 ETN 한달 수익률 최상단을 차지했다. 한투 레버리지 은 선물 ETN은 32.11%를 기록했고 메리츠 레버리지 은 선물(H)과 미래에셋 레버리지 은 선물 ETN B는 30.49%를 KB레버리지 은 선물 ETN(H)은 29.88%로 집계됐다.

은 관련 상품 수익률 강세는 우호적 거시경제 환경과 은 가격 상승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년6개월만에 기준금리를 인하한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세 차례 금리를 내렸다. 일반적으로 미국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달러 가치가 하락해 안전자산이자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금이 먼저 주목받는다. 금 가격 상승 이후에는 금과 가격 연동성이 높은 은으로 투자 수요가 옮겨가는 흐름이 나타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달 은을 핵심 광물로 공식 지정하며 향후 관세 부과 가능성도 거론된다. 블룸버그는 관세 우려로 활용 가능한 상당량의 은이 미국에 유입돼 글로벌 은 유통 과정에서 병목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태양광 패널, 반도체 칩, 전기차 전장부품 등 산업용 수요가 늘고 있지만 통상 은은 금, 구리, 아연 채굴 과정에서 부산물 형태로 생산되는만큼 생산량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리기 어렵다는 점도 은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꼽힌다.

내년에도 은 가격 상승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ING는 이달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은 가격은 변동성은 크지만 대체로 지지력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며 "역사적으로 통화정책 완화 국면에서 은은 금보다 더 주목받아왔고 전력망 투자 확대와 전기차, 하이브리드 차량 보급 확산에 따른 산업 수요도 가격 하방을 지지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투 구리 선물 ETN은 최근 한달 수익률이 5.49%를 기록했다. 레버리지 ETN 상품 수익률은 평균 7% 수준에서 형성돼 있다. 올해 들어 구리는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건설 확대와 이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 노후 전력망 교체, 중국 추가 경기 부양 정책에 대한 기대감에 여러 차례 신고가를 경신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중국 수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내년 구리 가격은 단기 조정 국면에 들어설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골드만삭스는 "중국 정련 구리 수요가 경기 부양 효과 둔화와 관세 부과 가능성을 염두에 둔 선제적 구매 감소로 약화하고 있다"며 "글로벌 구리 시장이 공급 과잉 상태에 있고 잉여 물량은 내년에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전력망, 전력 인프라 투자와 AI, 방위산업 등 전략 산업의 구조적 수요가 가격 하방을 지지할 것이란 분석도 함께 내놓았다.

하이브리드 차량 촉매제 등에서 활용되는 플래티넘 관련 ETN인 한투 플래티넘 선물은 한달 수익률이 12.71%로 집계됐다. JP모간은 "플래티넘이 내년에도 높은 수준에서 거래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공급이 정상화되고 있어 금·은과 같은 장기 강세를 보이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천연가스는 최근 낙폭을 키우고 있다. 김광래 삼성선물 연구원은 "연말 기온 상승 예보가 가격을 끌어내렸다"며 "미국 생산량은 사상 최고 수준이고 재고도 많아 다시 추워지지 않는 한 반등 여력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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