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개장 전 시간외 거래(프리마켓)에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대형주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하한가까지 떨어지는 이례적인 사태가 발생했다. 단순한 투매나 팻 핑거(Fat Finger·주문정보 오기입)가 일으킨 해프닝인지, 아니면 거래 유동성이 부족한 프리마켓의 허점을 파고든 시세 조종이 벌어진 것인지 정확한 경위는 파악이 되지 않고 있다.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30분 프리마켓 개장 직후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29.94% 폭락한 11만 1600원까지 밀리며 하한가를 기록했다. 급격한 가격 변동에 따라 즉시 변동성 완화장치(VI)가 발동됐다.
VI는 개별 종목의 체결 가격이 사전에 설정한 범위를 벗어나면 단일가 거래나 거래정지 조치를 내려 가격 변동성을 완화하는 장치다.
기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두산에너빌리티 등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들도 일제히 하한가를 터치하며 VI가 발동됐다.
시장에선 이번 사태가 정규장보다 매수·매도 잔량이 적은 상황(얇은 호가창) 환경과 주문 실수 등이 겹쳐 일어난 사태일 가능성을 제기한다.
유동성이 부족한 시간대는 최소 주문 수량으로도 일시적으로 주가가 급변할수 있다. 특정 주문자가 시장가로 대량 매도 주문을 내거나 수량을 대량으로 잘못 입력하면 정규장보다 주가가 순식간에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프리마켓은 거래량이 적은 특성상 팻 팽거에도 취약한 것으로 평가된다. 팻 핑거는 시장 전반에 여파를 미치는 상황으로 비화될 수도 있다. 일례로 2005년 일본의 미즈호증권 직원이 1주 61만엔을 1엔에 61만주로 매도 주문하여 407억엔 가량의 손실이 발생하였고 도쿄 증시가 폭락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처럼 변동성이 증폭되는 위험은 미국 뉴욕 증시 프리마켓에 대해서도 공통적으로 지적돼 왔다.
국내외 프리마켓시장은 거래량이 적은 시간대를 노린 시세 조종 유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돼 왔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유동성이 낮은 시간대에 소수 계좌가 과도하게 시세에 관여하거나 허수 주문을 제출해 주가를 왜곡하는 행위를 불공정 거래(시세 조종)를 모니터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누리꾼들은 "삼전 하한가에 판 사람, 잘못 누른 거 아니냐", "강제 장기투자 확정" 등 자조 섞인 반응이 잇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