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불안에… 샀다 팔았다 흔들리는 외인

방윤영 기자
2026.04.10 04:07

8일 국내주식 2조이상 순매수 뒤 하루새 1.7조 순매도
삼성전자 7584억·SK하이닉스 6457억어치 팔아치워
"전쟁리스크 완화·환율진정 땐 돌아올 가능성 커" 분석

외국인투자자 국내주식 거래 추이/그래픽=이지혜

미국과 이란의 종전 기대감과 반도체 호황 전망에 지난 8일 국내 주식을 2조원어치 사들인 외국인투자자가 9일 다시 2조원 가까이 내다팔았다. 휴전협정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면서 투자자의 경계심리를 자극한 결과로 풀이된다.

9일 오후 3시30분 기준(잠정치) 외국인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1조2596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4914억원 규모를 순매도(매수보다 매도가 많은 것)하는 등 국내 주식을 1조7510억원어치 팔아치웠다. 외국인은 전날 2조원 넘게 순매수했으나 하루 만에 순매도로 돌아섰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판 종목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네이버(NAVER), 삼성E&A, 한미반도체 등이다. 삼성전자는 7584억원어치, SK하이닉스는 6457억원어치를 각각 매도했다. 전날엔 SK하이닉스를 1조3502억원어치, 삼성전자를 6807억원어치 각각 사들였다.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불안감이 투자자의 심리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이란은 2주간 휴전협정을 발표했지만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공격하면서다. 이란이 휴전위반이라고 주장했으나 미국은 휴전안 적용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밝히는 등 양측의 입장도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재봉쇄할 가능성이 부각된 상황이다.

증권가에선 이날 증시하락은 증시급등에 따른 숨고르기와 중동사태의 불확실성이 반영된 결과라고 풀이한다.

이경민·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날 국내 증시하락은 숏커버링(공매도 환매수)에 따른 급등과 지정학적 리스크로 한 하락 가운데 주말 사이에 진행될 미국과 이란의 협상을 앞두고 불확실성을 반영한 균형점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해석한다"고 말했다.

다만 외국인 수급이 순매수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수급은 이달 들어 순매도 강도가 점차 줄어들더니 전날에는 코스피 시장에서 2조원 가까이 사들였다"며 "전쟁리스크 완화와 1500원대까지 폭등했던 환율이 진정된 점은 외국인 순매수 에너지를 부여하는 요인으로 이제는 순매도보다 순매수 쪽으로 상정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은 국내 주식을 하루에만 1조~3조원, 많게는 4조원 넘게 팔았다. 지난달 순매도 규모는 35조7122억원에 달했다. 이달에는 하루 2000억원대 수준으로 증가폭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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