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증시 부양 정책에 힘입어 '머니무브'가 가속화되면서 증권사 실적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은 은행을 넘어서는 이익 실현을 눈 앞에 뒀다. 증시 상승으로 리테일 성과가 크게 늘어난데다 생산적 금융 확대에 따른 IB(투자은행)부문 확대 영향으로 풀이된다. 코스피 지수가 7000에 육박하는 등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어 증권업계의 약진은 지속될 전망이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의 1분기 당기순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299.3% 증가한 1조311억원,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78.90% 증가한 8215억원이다. 전망치대로라면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시중은행인 NH농협은행, 우리은행 실적을 뛰어넘게 된다. 올해 1분기 NH농협은행의 당기순이익은 5577억원, 우리은행은 5220억원이었다.
증권사의 성장세는 발행어음·IMA(종합투자계좌)·국민성장펀드 등 생산적 금융으로의 '머니무브'를 유도하는 이재명 정부의 정책 지원과 7000을 바라보는 코스피에 늘어난 주식 거래량 영향으로 풀이된다. 위탁매매 수수료·IB(투자은행)·WM(자산관리) 등 전 사업 분야에서 높은 수익률을 거두며 예대마진 중심의 은행 수익을 빠르게 따라잡는 모습이다.
KB증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 2월까지 14개월 동안 직접 투자, 고객 예탁금, CMA(종합자산관리계좌) 등에서 주식 시장으로 이동한 개인 자금은 14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약 40조원이 예금에서 이탈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1~2월 주식 시장으로 신규 유입된 자금도 45조원에 달한다. 단 2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신규 유입 금액(50조원)에 근접했다.
은행을 중심으로 움직이던 금융지주 내에서도 증권사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규모는 여전히 은행이 압도적이지만, 증권사가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5대 금융지주 내에서 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KB국민은행·NH농협은행·우리은행)의 연간 순이익 증가율 평균은 2.05%인데, 증권사(NH투자증권·KB증권·신한투자증권·하나증권·우리투자증권) 평균은 277.02%에 달한다.
증권사의 이익기여도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5대 금융지주 기준 증권사 순이익의 은행 대비 비중 평균은 2025년 1분기 15.47%에서 2026년 1분기 30.81%로 두 배 가까이 확대됐다. NH농협은행 대비 NH투자증권의 순이익 비중은 2025년 1분기 42.07%에서 85.30%로 확대됐다. KB국민은행 대비 KB증권은 17.70%에서 31.81%, 신한은행 대비 신한투자증권은 9.56%에서 24.92%, 하나은행 대비 하나증권은 7.58%에서 9.36%, 우리은행 대비 우리투자증권은 0.20%에서 2.68%가 됐다.
은행에서 증권사로 자금이 옮겨가는 머니무브 현상은 당분간 지속돼 증권사의 위상을 끌어올릴 전망이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투자자 예탁금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은행 예금 증가세는 둔화되고 있다"며 "퇴직연금 내 원리금보장형 비중 감소와 증시 부양 정책 지원까지 맞물리며 주식시장으로 자금 이동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2009년 이후 예탁금이 7분기 연속 증가한 시기는 총 세차례 있었는데, 해당 기간 가계 금융자산 내 증권 자산의 전년 대비 증가율은 평균 17.2%로 장기 평균(2009년 이후)인 7.9%의 약 2배다"며 "2026년 2분기 현재 고객예탁금은 6개 분기 연속 증가하고 있는 만큼 과거 사례를 감안하면 향후 2분기 이상 주식시장 머니무브가 추가 지속될 여력이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