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주주보호 방안이 없으면 사실상 중복상장이 금지된다. 금융당국은 중복상장 예외허용 기준으로 모회사 이사회에 주주 영향평가, 주주동의 표결 등 5대 의무를 부여하고 특례심사기준을 마련했다. 관심 사항 중 하나인 주주동의 인정 기준에는 최대주주 등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3%룰'을 적용한다. 중복상장을 사실상 금지하는 세부 규정이 이르면 이달 말 시행된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7일 '중복상장 원칙금지' 예외허용 세부기준을 담은 거래소 규정과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우선 금융당국은 모회사 이사회에 5대 의무를 부과한다. 우선 모·자회사 중복상장이 주주에게 미칠 영향을 평가하고 자회사 주식 현물배당·자사주소각 등 주주보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모회사 이사회는 영향평가·보호방안을 토대로 주주와 소통해 주주의 의사를 확인해야 한다. 필요시 주주총회 등을 통해 주주동의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최종적으로 이사회 찬·반 결의를 받은 뒤 그 결과를 자회사에 통보해야 한다. 모든 의무이행 사항은 단계별로 공시하도록 했다. 주주동의 여부를 명시적으로 확인하지 않은 경우에는 그 이유를 공시해야 한다.
중복상장의 공정한 의무이행을 위해 심의·의결은 독립적 특별위원회가 담당하도록 했다. 모회사 이사회는 3인 이상 이사 또는 사외이사 요건을 갖춘 외부전문가, 또는 사외이사가 위원장이거나 사외이사·외부전문가 위원이 3분의2 이상인 특별위원회를 꾸려야 한다. 위반 시에는 제재금 최대 10억원 등의 페널티를 부과한다. 5대 의무는 해외 거래소에 중복상장하는 경우에도 동일하게 부여된다.
이런 과정을 거쳐 모회사 이사회 또는 주주가 중복상장 사유가 적합하다고 판단하면 거래소가 최종 심사에 나선다.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모회사 이사회나 주주가 1차적으로 판단하는 구조다.
중복상장 특례기준은 가장 먼저 자회사가 모회사로부터 영업·경영이 독립돼 있는지 살펴본다. 자회사의 주된 영업이 모회사에 과도하게 의존하거나 주요 경영사항에 대한 의사결정이 실질적으로 모회사로부터 이뤄진 경우에는 독립성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
모회사 투자자 보호 요건으로는 모회사 이사회의 5대 의무 이행과 함께 이사회 찬성 결의가 있는지 본다. 주주보호 노력이 충분한지 판단하는 근거로는 '주주동의' 여부를 중점적으로 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주주보호 노력의 충분성을 판단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은 주주동의이므로 주주동의를 받는 것이 원칙적으로 권고된다"며 "모든 경우에 주주동의가 필요한 건 아니지만 이를 받으면 패스트트랙으로 심사를 통과할 수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주주동의를 인정하는 기준으로 3%룰을 적용한다. 3%를 초과하는 의결권을 보유한 주주(최대주주 등)는 3%로 의결권을 제한하는 것이다. 이후 참석 지분의 과반 동의하거나 전체 의결권 대비 4분의1 동의를 받으면 된다. 물적분할한 자회사는 반드시 주주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날 발표된 거래소 규정 개정안과 가이드라인 제정안은 오는 14일까지 예고기간을 갖고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 금융위 정례회의 의결을 거쳐 빠르면 이달 말 시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