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L사이언스, "3분 지혈률 100%" 외산 독점 깬다…상장 7년 만에 상업화 결실

김건우 기자
2026.07.08 08:30

외과 수술실과 응급 의료 현장에서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골든타임은 단 3분에 불과하다. 이 짧은 시간 동안 출혈을 얼마나 신속하고 완벽하게 통제하느냐가 환자의 생존율과 수술 예후를 결정짓는다. 최근 글로벌 제약사들이 독점해 온 지혈제 시장에서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생체모방 지혈제가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국내 대형 대학병원의 수술실 문턱을 넘으며 본격적인 상업화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8일 SCL사이언스에 따르면 자체 개발한 4등급 체내 흡수성 지혈제 '이노씰 플러스 디엘(InnoSEAL Plus DL)'이 최근 가톨릭대학교 의정부 성모병원의 치료재료 코드를 성공적으로 획득하고 초도 물량 출고를 완료했다.

이번 성모병원 공급은 SCL사이언스가 본격적인 매출을 일으키는 상업화 단계에 진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2019년 2월 기술특례 상장 이후 7년 만에 거둔 결실이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빅5' 대형 종합병원 전체에 진입할 경우 월 5000개에서 최대 1만 개까지 사용량이 늘어나며, 약 1000억원 규모의 국내 체내 지혈제 시장 판도를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글로벌 국소지혈제 시장은 인간 및 동물 유래 단백질에 의존하는 2세대 활성형 제품들이 오랜 기간 독점해 왔다. 하지만 이들 생물학적 제제는 원가가 높고 공급망 변화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실제 기존 시장을 장악하던 글로벌 피브린 패치 제품의 경우, 제조사의 판권 매각 과정에서 공급망 이슈가 맞물려 국내 대형 종합병원의 수급 불안정 현상이 장기화되기도 했다.

이러한 수급 불확실성 속에서 이노씰 플러스 디엘이 유력한 국산 대체재로 주목받았다. 이 제품은 홍합 접착단백질의 분자구조에서 영감을 얻은 화학적 고분자 '키토산-카테콜(CHI-C)' 기반의 3세대 혁신 지혈제다. 혈액 응고 단백질의 작용 메커니즘과 완전히 독립적으로 구동하기 때문에, 항응고제(아스피린, 와파린 등) 복용 환자나 응고 장애가 있는 환자군에서도 일관된 지혈 효능을 발휘하는 것이 특징이다.

SCL사이언스는 기술적 완성도와 적극적인 적응증 확대로 대학병원 신제품심의위원회(DC)의 문턱을 넘어섰다. 최초 허가 당시 '복강 내 간절제술'에 국한되어 있던 적응증을 '복강 내 전방위 외과 수술(모든 연조직 수술)'로 대폭 확대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 변경 허가를 최종 승인받았다. 현재 일반외과, 산부인과, 비뇨의학과 등 복부를 다루는 사실상 모든 수술실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3분 내 완전 지혈률 100% 입증… 외산 대비 단가 50% 수준으로 경제성 확보

제품의 유효성도 임상으로 증명됐다. 국제 학술지 '바이오메디신(Biomedicines)'에 게재된 정식 임상 연구 논문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과 국립암센터에서 진행한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 결과 이노씰 플러스 디엘의 3분 이내 완전 지혈률은 100%를 기록했으며 봉합 전 재출혈률은 0%였다. 지혈에 걸린 평균 시간은 1.24분으로 기존 글로벌 표준 외산 제품(1.27분)과 대등한 성능을 입증했다.

반면 경제성은 훨씬 뛰어나다. 건강보험 급여 상한 금액 기준 이노씰 플러스 디엘의 가격은 개당 23만9950원(11x5㎝)으로, 외산 표준 피브린 패치의 가격인 38만2395원(9.5x4.8㎝)과 비교했을 때 단위면적 당 단가가 약 50% 수준에 불과해 병원의 수익성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다.

SCL사이언스 관계자는 "수년간 축적된 연구개발 역량이 대형 병원 코드 등록과 초도 물량 출고를 통해 실질적인 매출로 증명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SCL사이언스는 의료 현장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받은 만큼, 이번 공급을 기점으로 상업화 영업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회사는 이번 의정부성모병원을 시작으로 반포, 은평, 부천, 여의도 등 가톨릭대 산하 5개 성모병원 전체로 코드를 확대해 월 1500개, 연간 1만8000개 수준의 처방 실적을 쌓아 올릴 방침이다. 이와 함께 의료 현장의 최전선인 경기 북부, 경기 남부, 인천, 충남 등 주요 권역외상센터 운영 병원의 코드 등록도 연이어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응급 의료 시장에서의 매출 성장이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회사 관계자는 "정부 입찰 경험이 풍부한 전문 유통사들과 함께 국내 응급 및 군납 시장을 공략하는 한편, 오는 2027년 하반기부터 미국 식품의약국(FDA) 및 유럽 통합규격인증(CE) 인허가 절차를 준비해 오는 2030년 신청을 목표로 글로벌 지혈제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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