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대장' 알파벳, 하반기 182조 퍼붓는다...불붙는 삼전닉스

김경렬 기자
2026.07.23 17:19
알파벳의 올해 CAPEX(시설설비) 투자 전망치/그래픽=윤선정

간밤에 미국 빅테크 알파벳이 대대적인 설비투자(CAPEX)를 이어가겠다고 밝히면서 국내 증시에 상장된 반도체 종목들이 일제히 탄력받았다. 중동 정세 불확실성에 따른 유가 급등과 반도체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우려에도 향후 성장에 따른 기대감이 투자심리로 이어졌다. 증권가는 알파벳의 하반기 투자 목표액이 최대 182조원에 달한다는 점을 두고, 여전히 견조한 반도체 메모리 수요를 방증하는 신호로 해석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반도체 투톱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강세로 정규장을 마쳤다.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8만9000원(4.86%) 오른 191만9000원으로 장 마감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5일 200만원대에서 170만원대까지 떨어졌고 이날 190만원선을 회복했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 역시 전일 대비 9500원(3.65%) 상승한 27만원으로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는 사흘째 올랐다.

반도체 업종 내 중소형 종목도 좋은 흐름을 보였다. 코세스(12.66%), 이엔에프테크놀로지(12.16%), 피델릭스(11.19%), 테크윙(9.96%), 로체시스템즈(9.37%), 아진엑스텍(9.24%), 원익홀딩스(8.25%), 제주반도체(7.87%), 솔브레인(7.05%) 등이 각각 강세를 나타냈다.

코스피와 코스닥 양대 시장에 상장된 반도체와 반도체 장비 업종 주가는 이날 하루에만 평균 3.87% 올랐다. 전체 171종목 중 144종목이 일제히 상승했다.

반도체 업종은 간밤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로 부진했던 뉴욕 증시와 다른 흐름을 보였다. 간밤에 뉴욕증시에서 3대 지수는 일제히 소폭 하락했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46.30포인트(0.57%) 떨어진 2만5690.90으로 마감했다.

증권가에서는 알파벳의 CAPEX 투자 계획이 국내 반도체에 대한 투자심리에 불을 지핀 것으로 봤다. 29일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 30일 애플과 아마존이 실적 공개를 앞둔 상황에서 알파벳은 가장 먼저 실적과 계획을 밝혀 현지 메모리 수요 상황을 추정할 수 있는 가늠자로 주목받았다.

알파벳이 공개한 올해 CAPEX 투자 규모는 1950억~2050억달러(최대 300조9000억원)에 이르는 액수다. 올해 1분기(52조4000억원), 2분기(65조9000억원) 등을 제외하면 하반기에만 최대 182조6000억원을 쏟아붓겠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공격적 투자는 2분기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58억달러로, 전분기(101억달러)에서 적자로 돌아선 상황에서도 강행됐다. 알파벳의 2분기 수주잔고는 5140억달러로 전분기 대비 11.3% 증가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구글이 자체 데이터센터 확충 속도로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알파벳의 입장은 AI와 클라우드 수요에 따른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받았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알파벳의 CAPEX 상향은 AI·클라우드 수요가 꺾이지 않았다는 신호로 국내 반도체주 수요 불안도 완화했다"며 "장중 변동성이 지수 회복 가능성에 대한 심리적 혼란을 재차 유발해도 현재 시점에는 비중 확대로 대응하는 전략을 우선시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