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인공지능) 버블론에도 AI 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으로 봅니다. AI 병목으로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업종을 찾아 ETF(상장지수펀드) 상품으로 구현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반도체와 전력인프라, 광통신, 우주항공을 거쳐 다음 AI 병목은 어디에 있을지 살펴보는 중입니다."
김도형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본부장은 최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ETF 상품을 개발하는 과정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삼성자산운용은 AI 밸류체인(가치사슬)을 세분화하고 이를 테마형 ETF로 만들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 4일 상장한 'KODEX 미국CPU반도체TOP10'는 반도체 중에서도 CPU(중앙처리장치) 수요가 늘어날 거라고 예상하고 내놓은 상품이다. 삼성자산운용은 오는 9월에도 AI 테크 ETF 2개를 출시할 예정이다.
올해 주목해야 할 ETF에 대한 질문에도 AI와 관련된 반도체 테마를 꼽았다. 김 본부장은 "테마형 ETF 중에서는 'KODEX AI반도체TOP2플러스'와 'KODEX 미국AI반도체TOP3플러스' 등 반도체를 가장 많이 강조한다"며 "이들 기업은 실적이 뒷받침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월 배당을 노리는 투자자에게는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과 'KODEX 미국나스닥100데일리커버드콜OTM' 같은 커버드콜 ETF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매달 현금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는 이들 상품에 대한 관심도 함께 늘었다.
김 본부장은 "세미나 현장에서 개인, 기관, PB(프라이빗 뱅커) 등 의견을 취합해보면 월 배당 수요가 많았다"며 "지난달 14일 상장한 'KODEX 200커버드콜액티브'도 이런 고객 수요와 삼성자산운용의 강점인 커버드콜 운용 노하우를 결합해 출시했다"고 했다. 실제로 삼성자산운용이 출시한 전체 커버드콜 ETF 순자산은 지난 11일 기준 11조8758억원에 달한다.
3분기 국내 증시에는 변동성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AI 투자가 이익으로 이어질지, 주가가 반등했을 때 추세적 상승의 시작일지 등을 '검증하는 시간'이라는 설명이다. 이때 여유 현금이 있는 투자자들은 이차전지와 배당주 등 분산 투자해 반도체로 쏠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것을 추천했다. 다만 추가로 매수할 여력이 없다면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고 섣부른 매매는 삼가라는 조언이 나왔다.
김 본부장은 "대부분 반도체 비중이 높을 텐데 이를 매도해서 다른 업종이나 종목을 매수하기엔 현재 펀더멘털(기초체력)이 가장 좋은 업종은 반도체"라고 말했다.
4분기 반등을 위해서는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미국 하이퍼 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의 AI 설비투자 확대 △미국과 국내 주요 기업의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 △국내 기업의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 등이다. 김 본부장은 "국내 증시가 조정받은 게 기업 펀더멘털 훼손에서 비롯된 게 아니다"라며 "세 가지가 동반된다면 높은 확률로 국내 증시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같은 증시 반등에 힘입어 국내 ETF 시장이 향후 5년 내 순자산 1000조원 규모로 성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원리금 보장형에서 실적 배당형으로 연금 계좌 내 자금이 이동하는 등 노후 대비 차원에서 ETF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김 본부장은 "운용사의 상품과 교육 서비스 공급, 기관 투자자를 포함한 ETF 투자 확대 등이 맞물린다면 5년 안에 1000조원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시장이 질적으로도 성숙해지기 위해서는 개인 투자자들이 본인만의 투자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투자는 한번 시작하면 계속 공부해야 하는 일"이라며 "투자하기 전에 내가 왜 이 상품에 투자하는지, 무엇을 보고 투자하는지 스스로 고민하고 긴 호흡으로 접근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