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투자환경에서도 개인투자자의 힘이 될 수 있는 동반자가 되고자 합니다."
이영곤 토스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12일 머니투데이를 만나 개인 특화 리서치를 선보이겠다는 2년 전 센터 출범 일성을 재확인하며 이같이 말했다. 앞으로의 지향점을 묻자 이 센터장은 "스스로 정보를 취득하고 투자를 결정하는 힘을 갖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했다.
2024년 9월 신설된 토스증권 리서치센터의 콘텐츠 누적 이용실적은 지난달 말 기준 이용자 300만명, 조회수 2600만회다. 1년 전보다 각각 200만명, 1900만회 급증했다. 이용자 연령대는 이달 기준 △40대 25% △50대 22% △30대 21% △20대 20%로 전 세대에 걸쳐 고르게 분포했다.
대표작은 심층 탐방기 '다녀왔습니다' 시리즈다. 연구진이 미국·중국 등지를 직접 돌며 인공지능(AI) 같은 주요 투자 현안과 전략, 산업·정책 관계자 면담 내용을 풀어냈다. 이지선 연구원은 "단기 주가강세를 추종하기보다 개인의 투자정보 가시성을 향상하는 데 초점을 두고 3~5년 이상 지켜볼 가치가 있는 테마를 선정해 행선지를 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A4 지면에 그래프와 줄글을 압축하던 전통 형식에서 벗어나 뉴스레터처럼 재구성한 리포트도 주목받는다. 스마트폰 화면에 맞춰 본문을 최적화하려고 전문 편집자를 투입하고 독자 수요와 반응을 판단하는 데 추적 데이터를 적극 활용하는 등 핀테크 정체성을 접목한 점이 눈에 띈다.
종목 리포트에선 투자의견(매수·중립·매도)과 목표주가를 전면 배제하는 파격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다른 증권사 리포트에선 통상 첫머리에 제시하는 항목이다. 이영곤 센터장은 "투자자가 결과에 매몰되지 않고 판단·결정 근거에 집중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밝혔다.
기관보다 개인 브로커리지·금융상품에 집중하는 토스증권의 전략은 리서치센터의 운신 폭을 넓혔다. 특히 종목·업종 이벤트마다 리포트를 요구하는 기관 고객이 없어 애널리스트가 분석 대상 선정을 주도할 수 있는 환경은 다른 증권사 연구원들까지 부러워하는 대목이다.
증권가에선 영업부서 이해관계를 의식하지 않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토스증권의 리서치 독립성에 주목한다. 솔리다임 미국 상장설을 "기존 SK하이닉스 주주에게 불리한 이슈"로 평가한 지난 8월13일 리포트가 대표적이다. 발간 2개월이 지난 지금도 업계 안팎에서 꾸준히 인용된다.
올 들어 관찰한 개인 투자 동향을 묻자 토스증권 연구진은 투자자들의 지식 수준과 정보활용력이 과거와 확연히 다를 만큼 높아졌다며 투자심리가 약해진 국면에서도 증시와 접점을 꾸준히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상원 연구원은 "증시엔 '시끌벅적한 곳에 가지 말라'·'남이 관심 없을 때 관심을 가지라'라는 말이 있는데, 올해 상황을 복기하면 정반대의 일이 일어나 다소 아쉽다"며 "다수가 돈을 버는 투자문화가 리서치 목표"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연말까지 국내 증시가 박스권 등락을 이어갈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 AI발 사이클 변수를 주시하라고 주문했다. 미국 증시와 관련해선 빅테크 재정 건전성 동향을 엿볼 수 있는 대형 금융주 어닝콜을 단기 분수령으로 꼽았다.
이영곤 센터장은 "국내 반도체 중심으로 밸류에이션을 보면 주가가 매력적인 상황이며 추가 주주환원책도 하방을 지지할 수 있지만, 꼭 상방이 나타날 것으로 보긴 어렵다"며 "빅테크발 투자와 이익성장이 변동 없이 우상향할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선 연구원은 "미 금융주는 시장 영향성이 상당한데도 최근 한국 내 관심도가 낮았다. 금융권의 AI향 추가투자 시그널은 굉장히 중요하게 보는 대목"이라며 "긍정적 발언이 나오면 미국뿐 아니라 한국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까지도 실적전망 재상향 가능성을 점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