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 가공기 전문기업 에이치케이가 고리1호기 영구정지로 개화하는 원전 해체 시장을 겨냥해 수중 레이저 절단기술 상용화에 속도를 낸다.
14일 에이치케이에 따르면 수중 레이저 절단기술의 실제 현장 적용을 위한 '현장맞춤형 해체기술 경쟁력 강화' 연구개발 프로젝트 2년차 실증에 돌입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원자력발전소 해체 현장에서 방사능 오염을 최소화하며 핵심 구조물을 절단하는 수중 레이저 원천·응용기술을 확보하고, 원격 제어 시스템의 현장 적용성을 입증하는 국책 실증 사업이다. 에이치케이는 내년 프로젝트 종료 시점에 맞춰 원격제어 레이저 해체 시스템의 최종 검증을 마칠 계획이다.
에이치케이는 앞서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수행한 국책과제를 통해 핵심 기술력을 확보했다. 레이저 절단의 핵심 부품인 '고출력 파워용 수중 레이저 헤드'를 자체 설계·제작해, 수심 10m 수중 환경에서 두께 200㎜에 달하는 스테인리스강을 절단하는 데 성공했다.
원전 1기를 해체하는 데는 통상 약 8000억원의 비용이 투입된다. 원자로 압력용기와 내부 구조물 등은 높은 방사선을 방출하기 때문에 작업자의 직접 접근이 불가능하다. 방사선 차폐를 위해 물을 채운 상태에서 원격 로봇을 투입해 수중 절단하는 기술이 필수 공정으로 꼽힌다
에이치케이는 고출력 파이버 레이저 기반 절단기와 컴퓨터수치제어(CNC) 모션제어, 자동 초점 절단 헤드 등 보유 중인 장비 시스템화 기술을 로봇 제어와 결합해 고위험 구역을 원격으로 절단하는 시스템을 구현하고 있다.
특히, 에이치케이는 현재 개발 중인 기술이 원전 해체를 넘어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로봇 등 피지컬 AI 기술과 결합해 극한의 수중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레이저 가공을 구현해야 하는 만큼, 기술 고도화 이후 조선 MRO(유지·보수·정비)와 시추, 해상풍력 등 다양한 해양 산업에도 적용될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보고 있다. 에이치케이는 관련 기술 고도화를 통해 수중 절단을 넘어 수중용접과 수중클리닝 등 레이저를 활용한 해양 애플리케이션으로 기술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국내 원전해체 산업도 고리1호기 해체 승인을 기점으로 실제 상용 원전 해체 경험을 축적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해 6월 국내 상용 원전 최초로 고리1호기 해체를 승인했다. 우리 정부는 고리1호기와 더불어 월성1호기 등을 통해 원전해체 역량을 지속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에이치케이 관계자는 "현재 대형 상업용 원자로의 해체 경험을 보유한 국가는 미국이 유일하다"며 "최근 기후에너지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전 세계 영구정지 원전은 220기로, 이 가운데 해체가 완료된 원전은 상업용 14기와 연구용 9기 등 총 23기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우리 정부는 원전 건설부터 운영, 해체까지 원전 산업 전반에 걸쳐 국가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며 "당사는 원전 해체의 핵심 공정 중 하나인 레이저 절단 분야의 기술 고도화에 집중해 관련 기반 기술을 확보하고, 향후 글로벌 원전 밸류체인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에이치케이는 산업용 초정밀 고출력 레이저 가공기 전문기업으로, 레이저 절단기, 레이저 용접기, 금속 절곡기 및 스마트 팩토리 공정 자동화 시스템을 제조·공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