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빅테크(대형 IT기업) 실적 발표 이후 AI(인공지능) 의구심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국내 증시가 요동쳤다. 지난주 6000선을 회복한 코스피는 반도체주가 흔들리며 다시 5000대로 물러났다. 이어지는 빅테크 실적과 전망에 따라 당분간 증시 변동성이 계속될 거란 분석이 나온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전주(5550.30) 대비 180.44포인트(3.25%) 오른 5730.47에 마감했다. 지난달 27일과 28일 이틀 연속 3%, 6%대 상승하며 6000선을 회복했으나 지난달 30일 반도체주가 급락하며 상승분을 반납했다.
주 초반 AI 스타트업 앤트로픽의 IPO(기업공개) 추진, SK하이닉스의 3분기 깜짝 실적과 10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 정책 발표 등으로 반도체주가 상승하며 코스피는 지난 28일 6012.44를 기록했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6000선을 회복한 건 10거래일 만이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반도체주가 급락하며 코스피는 재차 6000선을 밑돌았다. 코스피는 장중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며 5600선 아래로 밀려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하루에만 전일대비 3%, SK하이닉스는 7% 빠졌다. 알파벳, 인텔, 아마존 등 실적 발표 이후 AI 투자 지속성과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다시 커지면서다.
알파벳의 3분기 매출은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고 핵심 수익원인 검색 광고 부문 매출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로 잉여 현금흐름(FCF)은 약 91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아마존 역시 기존 사업인 전자상거래 부문에서 성장이 둔화했고 AI 인프라 투자 급증에 따라 FCF는 약 355억달러 적자를 냈다.
시장이 AI 투자 규모 자체보다는 투자 대비 수익성과 현금흐름 개선 여부에 주목하기 시작하면서 당분간 시장 변동성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조아인 삼성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국내 증시는 AI 기업들의 실적과 전망, 매크로(거시경제)·수급 여건 변화에 따라 높은 변동성이 이어질 것"이라며 "이번 조정이 일시적 투자 심리 위축에 그칠지, AI 관련 기업들의 이익 전망 하향으로 이어질지가 향후 시장 방향을 결정할 핵심 변수"라고 말했다.
이번주 네오클라우드 실적, 미국 중간 선거 결과 등도 증시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AI 자본 제약의 약한 고리인 네오클라우드 실적 발표가 이어져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네오클라우드는 GPU(그래픽처리장치)를 대량 확보해 AI 기업 등에 연산 자원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최근 글로벌 네오클라우드 기업을 둘러싸고 실적 부진, 재무 부담과 자금조달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3일(현지시간) 미국 상·하원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을 탈환하고 상원에서도 다수당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현실화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의 입법 추진이 제약받을 것으로 보이나 대중국 견제는 초당적 기조인 만큼 한국 반도체 등 기업에 대한 수혜는 중간선거 이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