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급락 후폭풍…코스피 향방 가를 변수는?

배한님 기자
2026.11.01 17:20

[美증시 급락 긴급진단] ①단기 변동성 불가피…반도체 실적 견조, 내년 상반기 안정 기대

미국발 증시 충격에 대응하는 증권가 조언/그래픽=김현정

미국발 반도체주 급락 여파로 11월 첫 거래일부터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반도체 수익성 등 펀더멘털에 변화가 없는 만큼 시장 우려가 과도하다는 평가도 있다. 오히려 주가 조정으로 중장기적 투자 매력은 높아졌다는 분석이 뒤따랐다. 그러나 변동성의 핵심 원인 중 하나인 수급 불안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만큼 물가·금리 등 거시경제 환경의 개선이 예상되는 내년 상반기까지 시간 싸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일 증권가에선 국내 증시가 미국 증시 급락 여파를 당장 피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왔다.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30일 이미 3.48% 하락했고, 외국인이 1조6173억원을 순매도하는 등 수급 공백까지 이어졌다. 외국인은 지난 10월 한 달 코스피시장에서 12조2370억원을 순매도했다.

거시경제 환경이 불안해지면서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악화된 영향이다.코스피에서 외국인 보유 비중이 40% 수준까지 높아진 가운데 고금리·고물가 환경으로 위험자산 선호도가 낮아지며 차익실현성 매물이 쏟아졌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가 외국인의 수급에 따라 움직이는 장이 됐다"며 "파운드리 비중이 큰 대만 증시와 달리 국내 증시는 사이클이 큰 메모리 반도체 비중이 높아 심리적 요소가 더 강하게 반영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VKOSPI(코스피200 지수 변동성)도 지난 9월 30대로 떨어졌으나, 10월 중순 들어 상승하더니 다시 50을 상회하고 있다. VKOSPI가 40을 넘으면 통상 시장의 변동성 우려가 매우 큰 수준으로 평가된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투자전략팀장 "최근 국내 증시의 조정이 기업의 펀더멘털로 설명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고, 투자자들의 심리적 불안과 기술적 매도 압력, 수급 악화가 극단적인 수준까지 주가에 선반영됐다"며 "이런 상황에서 수급까지 꼬여 있기 때문에 시장이 안정을 찾을 때까지 견뎌야 하는 구간"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다만 "코스피 5500선의 하방 지지력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했다.

단기 변동성을 피하기는 어렵지만 국내 증시를 떠받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펀더멘털에 변화가 없는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투자 매력도가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역대급 수익성을 확인시켜 줬으며, AI 인프라 투자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세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LTA(장기공급계약)을 통해 향후 공급 물량의 상당 부분을 미리 확보하는 등 수요 기반도 견고하다는 평가다.

미국 증시의 구글·아마존·인텔 쇼크가 국내 반도체 업황을 악화시킨다고 보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양형모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루 만에 주가가 29%나 떨어진 인텔 쇼크는 AI 수요 급락의 증거가 아니라 AI 데이터센터가 PC로 갈 메모리 반도체를 흡수하면서 PC 가격이 오르자 수요가 떨어지며 발생한 것"이라며 "GCP(구글클라우드플랫폼)이나 AWS(아마존웹서비스)의 FCF(잉여현금흐름) 악화는 AI로 헤게모니가 옮겨가는 상황에서 기존 비즈니스가 훼손되는 변곡점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황 센터장도 "구글과 아마존의 FCF는 내년까지 적자가 이어지겠지만 내후년부터 점진적으로 흑자 전환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클라우드 사용량은 매 분기 성장 중이며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는 FCF 적자가 발생하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변동성 장세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AI 투자 비용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려면 기업 실적뿐만 아니라 물가와 금리 등 거시경제 환경의 개선도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미 Fed(연방준비제도)의 통화 정책, 고물가·고금리 환경 등 매크로 환경이 진정돼야 AI 투자 비용 과다론이 가라앉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은 추세 반등을 기대하기보다 시장이 안정을 찾을 때까지 시간을 견뎌야 한다는 의미다.

단기 변동성을 감내할 수 있는 중장기 투자자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조아인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급격한 조정으로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 부담은 상당 부분 완화됐다"며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이어질 수 있지만, 현재 이익 수준과 실적 전망을 감안하면 투자 매력이 높기 때문에 펀더멘털이 견조한 업종과 종목을 중심으로 점진적인 투자 기회를 모색하는 전략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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