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인공지능) 수익성 우려로 기술주와 반도체주가 흔들리자 글로벌 대형제약사(빅파마)에 투자하는 ETF(상장지수펀드)가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빅파마주는 방어주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특히 비만치료제 개발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성장하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3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이날 기준 'RISE 글로벌비만산업TOP2+'의 1개월 수익률(분배금 재투자 기준)은 14.24%로, 전체 ETF(레버리지·인버스 제외) 중 수익률 2위를 차지했다.
△'TIGER 글로벌비만치료제TOP2Plus'(12.46%) △'ACE 글로벌빅파마'(11.6%) △'TIGER S&P글로벌헬스케어(합성)'(10.75%) △'KODEX 글로벌비만치료제TOP2 Plus'(10.61%) △'ACE 일라이릴리밸류체인'(10.37%) △'KODEX 미국S&P500헬스케어'(10.25%) 등도 수익률 상위권에 올랐다.
김민수 미래에셋자산운용 글로벌ETF운용팀 팀장은 "비만치료제 선도 기업의 판매 확대가 실적으로 확인되고, 차세대 치료제 개발에 대한 기대가 이어진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비만치료제 '마운자로'를 개발한 일라이릴리의 3분기 매출액은 244억달러(약 32조6862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8.6% 증가했다. EPS(주당순이익)는 7.48달러로 6.6% 늘었다. 시장 컨센서스 대비 매출액은 1.1%, EPS는 31.7% 웃도는 수준이다.
비만치료제 마운자로와 젭바운드 매출이 실적을 이끌었다. 특히 마운자로는 올해 들어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를 제치고 최대 매출을 올리는 의약품이 됐다. 이에 지난 2일 기준 일라이릴리의 주가는 한 달간 23.46% 상승했다.
비만치료제 '위고비' 개발사인 노보 노디스크 ADR(주식예탁증서)도 같은 기간 8.39% 올랐다. 아스트라제네카, 암젠, 애브비 등 글로벌 빅파마들도 각각 18.92%, 15.48%, 9.9% 상승했다.
최근 AI 수익성 우려와 금리 인상 등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진 것도 글로벌 빅파마주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글로벌 빅파마주는 국내 바이오주와 달리 경기방어주로 꼽힌다. 의약품은 경기가 악화하더라도 소비할 수밖에 없는 상품인데, 글로벌 빅파마는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는 의약품을 확보하고 있어서다.
또 지난달 말 유럽종양학회(ESMO)가 열린데 이어 이달 비만학회(ObesityWeeks)가 개최된다. 내년 1월에는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가 열린다. 각종 학회나 콘퍼런스 등에서 임상시험 결과 등이 나오면 글로벌 빅파마의 주가가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헌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체 주식시장의 우려 요인들이 부각되면서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낮은 글로벌 대형제약사의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올해 말과 내년 초 대형 이벤트는 추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