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잊혀질 권리' 첫 단추…판단 주체·기사 포함여부 '관건'

진달래 기자
2015.05.15 14:19

방송통신위원회,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잊혀질 권리' 세미나

'잊혀질 권리(right to be forgotten)'가 국내 도입된다면 과거 나에 대한 언론사 기사에 대해서도 삭제 요청할 수 있을까. 온라인 삭제에 대한 판단은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가 할지, 제3기관(검색조정심의위원회)이 맡아야 할까.

이 같은 쟁점을 중심으로 '잊혀질 권리'를 국내에 도입하기 위한 첫 단계로 산·학·연이 함께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함께 15일 서울 잠실 광고문화회관에서 '잊혀질 권리 보장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지난해 9월 이후 운영한 국내 '잊혀질 권리' 법제화 관련 연구팀의 논의 내용을 토대로 산·학·연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다.

'잊혀질 권리'는 정보 주체가 포털 등 정보통신제공자에게 자신과 관련된 정보를 삭제하거나 확산을 방지하도록 요청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지난해 EU 사법재판소의 판결을 시작으로 화제가 됐다.

이 날 발표를 맡은 지성우 성균관대 법대 교수는 우선 '잊혀질 권리' 법제화를 위해 권리 행사 방법, 주체, 검색배제 대상, 요청요건, 심의요건, 거부사유, 판단주체, 조정권한 등 8가지 검토 사항을 제시했다.

우선 "본인에게 영향을 주는 모든 경우에 대해 누구든지 잊혀질 권리를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권리 행사는 특정 개인정보 검색어를 입력해 나오는 게시글의 검색 결과에 대해 삭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지성우 교수는 "포털 사이트의 검색 목록에서 배제하는 방식으로 '잊혀질 권리'를 행사할 때 언론사 기사를 포함할 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고 설명했다. 알권리 및 언론의 자유 등과 충돌을 고려해 언론사의 기사를 제외하자는 안과 기사를 포함해 정보통신망을 통해 유통되는 모든 자료를 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안이 각각 제시됐다.

검색 배제 판단 주체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 교수는 이와 관련 두 가지 안건을 제시했다. 1안은 우선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판단하고, 만약 권리 행사가 거부되면 '검색정보심의·조정위원회'에 다시 신청할 수 있도록 한다. 2안은 처음부터 '검색정보심의·조정위원회'가 판단을 도맡아 하고 이의 제기 시 행정심판 소송을 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외에도 지 교수는 심의시 고려 요건으로 △시간 및 목적 달성 △피해 △제3자 이익 △타 법령 등을 제시했다. 또한 "공인 또는 공적 사안에 대한 내용은 검색 배제 요청을 거부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최경진 가천대 법대 교수는 '잊혀질 권리의 필요성 및 국내외 동향'을 발표하면서 "정보통신망에서의 잊혀질 권리의 실현은 매우 어려운 반면 그 필요성은 크다"며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개인정보처리자와 개인 정보 주체 사이의 이익의 균형을 고려해 그 절차를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익의 균형을 고려하는 만큼 삭제 등 조치를 취한 후 책임의 분배 문제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박노형 고려대 법대 교수 사회를 맡았다. 이상직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김경환 법무법인 민후 변호사, 최성진 인터넷 기업협회 사무국장, 심우민 입법조사처 조사관, 권헌영 광운대 법대 교수, 김영홍 함께하는 시민행동 국장 등이 토론자로 참석해 '잊혀질 권리' 법제화 관련 쟁점에 대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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