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의 '블루라이트 필터' 기능이 숙면에 별 영향이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블루라이트 필터는 스마트폰 화면에서 청색 빛을 줄이고 색온도를 높여 눈을 편안하게 하고 수면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진 기능이다. 갤럭시폰에서는 '편안하게 화면 보기', 아이폰은 '나이트 시프트'라는 이름으로 제공되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브리검영대 심리학 교수 채드 젠슨 연구팀과 신시내티 어린이 병원 연구진은 공동으로 블루라이트 필터 기능과 숙면에 대한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매일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18~24세 실험자 167명을 세 개의 대조군으로 나눠 수면 결과를 비교했다. 대조군은 △블루라이트 필터 기능이 켜진 상태에서 스마트폰 사용 △블루라이트 필터 기능을 끈 상태에서 스마트폰 사용 △취침 전 스마트폰 미사용으로 나뉜다.
실험자는 침대에서 최소 8시간을 보냈으며, 수면 중 움직임을 감지하기 위해 손목에 가속도계도 착용했다. 또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두 그룹은 사용량을 감시하는 앱(애플리케이션)을 설치했다. 실험에서는 △총수면 시간 △수면 질 △수면 개시 후 기상·수면에 걸린 시간 등을 측정했다.
비교 결과 모든 항목에서 그룹 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젠슨 교수는 "전체 표본에서 그룹 간에는 차이는 없었다"며 "세 가지 범주의 수면 결과에서도 유의미한 수준의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후 연구진은 수면 시간에 따른 수면 질을 분석하기 위해 참가자들을 △7시간 취침 △6시간 취침 등 두 그룹으로 다시 구분했다.
그 결과 취침 전 스마트폰을 아예 사용하지 않은 사람들은 권장 수면시간(8~9시간)에 준하는 취침 시간(7시간)을 채웠을 때 스마트폰을 사용한 두 그룹(블루라이트 차단 기능 사용·미사용)보다 수면 질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수면시간이 6시간인 그룹은 취침 전 행동에 따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젠슨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너무 피곤하면 취침 전에 어떤 일이 일어나도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블루 라이트로 인한 수면 장애보다는 취침 전 심리적 요소가 수면 결과에 더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2018년 하버드의대 연구진이 밝힌 결과와는 상반된다. 당시 하버드의대 연구진은 잠들기 전 블루라이트를 접하면 수면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블루라이트가 숙면을 돕는 호르몬 멜라토닌을 억제한다는 이유였다.
블루라이트가 화두가 된 것은 우리 눈이 청색 빛에 자주 노출되면 더 빨리 건조해지고, 심할 경우 황반변성에 걸릴 수 있다는 의심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아직까지 블루라이트가 눈 건강을 악화하는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명확한 연구결과는 없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