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1일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드디어 우주로 향한다. 2013년 1월 국내 최초의 우주발사체 나로호 발사 이후 대한민국 우주개발사에 또 하나의 이정표다. 나로호는 기술적 한계로 불가피하게 러시아와의 협력 방식을 선택했다. 하지만 누리호는 순수 독자 기술로 75t급 액체엔진을 포함한 발사체 전부를 우리 스스로 설계·제작하고 시험했으며, 발사·운용 능력까지 확보했다. 마침내 독자적으로 우주로 나갈 능력을 확보한 것이다.
2010년 개발에 착수해 1조9572억 원을 투입, 11년 이상의 노력으로 결실을 보게 된 누리호 사업은 도전의 연속이었다. 75t급과 7t급 액체엔진의 터보펌프, 연소기 등 주요 구성품과 약 37만 개의 부품을 우리 손으로 개발해야 했다. 액체엔진 최대 난제인 연소불안정 문제를 해결하려고 12번의 설계 변경과 20여 차례의 시험을 반복했다. 75t급 엔진 4기를 하나의 엔진처럼 작동하게 하는 누리호 1단 클러스터링, 직경이 3.5m에 달하지만 두께는 2~3㎜에 불과한 추진제 탱크 등 개발 과정상의 난제와 큰 산을 하나씩 극복하고 이제 최종 발사를 앞두고 있다.
이번 누리호 발사는 1차 발사이며, 내년 5월 2차 발사가 예정돼 있다. 이후에는 '한국형발사체 고도화 사업(22년~27년)'에 착수한다. 이 사업은 누리호의 신뢰성을 확보하고, 민간주도 발사서비스 기반 구축을 위한 국내 발사체 체계종합기업을 육성하는 것이 목표이다. 이와 함께 누리호 후속 차세대 발사체의 기획으로 향후 다양한 공공수요에 대응하는 발사체 개발로 우리나라 우주수송 능력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나로호로 문을 연 하늘길을 누리호가 더 넓히고, 이 길을 통해 우주수송 능력 강화와 우주산업이 빠르게 성장할 기반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연구진의 도전 정신, 정부와 정치권의 과감하고 지속적인 지원, 국민 여러분의 아낌없는 성원이 없었다면 결코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다.
한편 독자 발사체 기술 확보와 함께 우주발사체를 둘러싸고 환경 변화는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다. 지난 5월 한·미 미사일지침 종료에 따라 우주발사체용 고체연료 사용 제한이 해제됐다. 이로써 액체로켓과 고체로켓 기술의 강점을 접목해 우주개발의 시너지를 도모하고 민간과의 협력, 기술이전도 더욱 활발해질 것이다.
최근 나로우주센터에 소형발사체 발사장 구축에 나선 것도 이러한 대내외 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다. 1단계로 2024년까지 고체연료 소형발사체 발사장을 구축하고, 2단계로 오는 2030년까지 민간기업의 수요를 반영해 액체연료를 포함한 다양한 형태의 소형발사체 발사장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뉴스페이스 시대에 국내 초소형 및 소형위성 발사 수요에 대응하는 국내 민간 발사서비스 산업 생태계 구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오는 21일 누리호 발사는 그동안 축적된 우리의 기술과 앞으로 우리가 보여줄 발사체 역량을 동시에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누리호가 내뿜는 불꽃은 우리나라 우주발사체 독립의 축포인 동시에 더 먼 우주를 향한 새로운 출발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