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나 칼럼니스트 대신 인공지능(AI)이 작성한 AI 관련 서적 서평 기사가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AI로 도서 리뷰 작성을 시도한 칼럼니스트는 "AI가(AI를 통한 작업이) 무조건 성공적이라고 보긴 어려웠다"며 AI가 쓴 글에 미흡한 점이 많았다고 평가했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로봇이 이 도서 서평을 작성했다(A Robot Wrote This Book Review)'라는 제목의 서평을 보도했다. 이 칼럼은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과 에릭 슈미트 전 구글 CEO, 컴퓨터과학자인 다니엘 후텐로셔 MIT 교수가 공동 저술한 'AI의 시대'(The Age of A.I.)라는 책에 대해 작성됐다.
케빈 루스 NYT 테크칼럼니스트는 초거대(Hyperscale) AI 모델인 GPT-3로 개발한 AI 작문 프로그램 '슈도라이트(Sudowrite)'를 이용해 이 리뷰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출시된 GPT-3는 사람처럼 스스로 생각하고 창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평가를 받는 자연어 처리 AI다. 'AI의 시대' 저자들도 저서에서 GPT-3를 '인간사에 혁명을 일으키는 유망 기술'로 꼽았다.
루스는 이 GPT-3를 쓸 수 있는 슈도라이트 프로그램에 자기가 쓴 처음 문장 몇 단락을 붙여넣고 돌렸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GPT-3는 'AI의 시대'에 대해 "인공 지능에 대한 대담한 새 책"이라며 "혁신적인 기술을 이해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에게 지침이 될 것"이라는 평가로 글을 시작했다.
이어 "이 책에서 가장 영감을 주는 부분 중 하나는 (AI의) 범위"라며 "저자는 인간 기업의 모든 영역에서 AI의 잠재력을 깊이 탐구한다. 의료·경제·지정학·법률·도시 개발·거버넌스·저널리즘·군대, 심지어 생명 과학에 대한 AI의 영향을 설명한다"고 적었다.
GPT-3는 또 "저자들은 AI를 통해 독재자가 시민들을 감시하고 정보를 조작해 사람들이 폭력을 저지르도록 선동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분명히 알고 있다"며 "AI가 이미 여러 면에서 우리의 삶을 더 좋게 만들고 있지만 저자들은 우리가 마땅히 받아야 할 만큼 강력한 시스템을 만드는 데 몇 년이 걸릴 것이라고 경고한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다만 루스는 이같은 AI의 작문 과정이 초반에 매끄럽지 않았던 데다 실제 AI가 내놓은 서평에서의 분석이 심층적이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아직 AI가 창작 업무를 대체할 정도에는 못미친다는 평가다.
루스는 GPT-3가 초반에는 자꾸 이상한 문장을 내뱉었다고 지적했다. 루스에 따르면 GPT-3는 처음에는 "지금 읽고 있는 책은 구석에 있는 책, 책에 관한 책, 주제에 관한 책, 주제에 관한 주제, 주제에 관한 책 주제" 같은 문장을 내뱉더니 나중에는 서평이 아니라 '구글,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과 같은 IT 기업 이름만 나열했다. 어느 정도 그럴 듯한 분석 문장이 나오기까지는 몇 분 정도의 '예열 시간'이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루스는 또 저자들이 생물학 무기 개발 등에 AI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는 제안을 내놓으면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점을 GPT-3가 짚어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GPT-3는 제1저자인 키신저 전 국무장관이 AI 실무를 해본 적도 없는데 뜬금없이 AI 서적을 썼다는 데 대한 의문도 간과했다는 점도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