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 따도 연봉은 대기업 절반 수준…'게임체인저' 인재 양성 어렵다"

박건희 기자
2025.02.19 17:29

과기정통부 2026년도 국가R&D 투자 방향 및 기준안 공청회

19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2026년도 국가R&D 투자방향 및 기준안 공청회에서 토론 패널들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부가 내년 국가R&D(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AI(인공지능)·첨단바이오·양자 등 핵심기술 분야의 인재를 집중 육성한다는 계획을 밝힌 가운데, 국내 과학기술계에서는 "향후 20~30년간 인재 육성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전향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19일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열린 '2026년도 국가 R&D(연구·개발) 투자 방향 및 기준 마련을 위한 공청회'에서 패널로 참석한 여화수 KAIST 건설및환경공학과 교수는 "인재 양성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인재 양성의 현실을 짚었다.

여교수는 "KAIST의 경우 똑똑하고 우수한 인재는 모두 AI나 의료 분야로 유입되는데, 그 분야가 돈이 되기 때문"이라며 "(길러낸) 우수한 AI 인재는 연봉이 높은 해외기업으로 가는데다 국내에서는 박사학위를 취득해도 대기업 신입사원의 50~70%에 불과한 임금을 받는 상황이어서 연구계 인재를 유치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실적 여건으로 인해 제자들에게 학계에 남으라고 할 수 없다. 아무리 정부가 R&D 방향을 잘 잡는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인재 양성은)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교수는 "정부는 앞으로 20~30년간 더 어려워질 인재 수급을 위해 좀 더 전향적인 방법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임태범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지능정보연구본부장 역시 "AI 시대의 도전적 과제를 창출하기 위한 진정한 '게임체인저'는 최상위 1%급 인재 양성"이라고 강조했다. 임 본부장은 "현재 전 세계 최상위 0.5%에 속하는 AI 연구자의 6%는 캐나다인이고 2022년부터 2024년 사이 발간된 AI 관련 전 세계 논문의 84%에 캐나다 연구자가 참여했다"고 했다. 또 "캐나다 연구소에서 석박사 과정을 마친 인재의 약 94%는 그곳에 머물며 연구개발과 사업을 이어 나간다"고 했다.

임 본부장은 캐나다가 이같은 성과를 이룬 배경에 캐나다 정부의 발 빠른 AI 전략이 있다고 봤다. 그는 "캐나다 정부는 2017년 세계 최초로 국가 AI 전략을 설정한 후 연구 지원부터 인재 양성, AI 클러스터 구축, 상용화 지원 등 전방위적 영역에 걸쳐 지원했다. 그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에서) 실질적으로 사업을 벌이고 비슷한 전문가들과 협력할 수 있도록 제도, 인프라, 전문가 커뮤니티를 조성해야 혁신할 수 있다"며 국가 R&D의 방향을 제시했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이날 '2026년도 국가 R&D 투자방향 및 기준'을 발표하고 3대 분야 9대 중점투자방향을 제시했다. △AI, 첨단바이오, 양자 등 게임체인저 기술 집중 투자 △공공기술 사업화 △최고급 과학기술 인재 양성 등이 포함됐다.

류광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그간 과학기술 분야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은 녹록지 않다"며 "중국 딥시크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우리나라도 지금까지의 선진국 따라잡기 체계에서 벗어나 변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게임체인저 기술에 좀 더 정교하게 선택과 집중하고 최고급 과학 기술 인재를 육성해 연구 개발의 토대를 다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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