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지주 대신 '인적분할' 택한 이유…B2C AI 집중 환경 조성됐다

이찬종 기자
2026.08.21 15:56
카카오 아지트./사진=뉴스1 /사진=(성남=뉴스1) 구윤성 기자

"카카오X와 카카오AI는 사업목적이 서로 다른 만큼 독립적으로 경영될 겁니다. 카카오X를 지주사로 전환할 계획도 없습니다."

김도영 카카오X 대표 내정자는 21일 오후 카카오의 기업구조 개편안을 발표한 직후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카카오는 △톡 플랫폼 △맵 플랫폼 △광고 △커머스 사업을 인적분할해 신설법인 '카카오AI'를 만드는 것을 골자로 한 지배구조 재편안을 발표했다. 존속법인 '카카오'는 사명을 '카카오X'로 변경하고 △테크핀(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카카오페이증권) △콘텐츠(카카오엔터테인먼트·SM엔터테인먼트·카카오픽코마) △모빌리티(카카오모빌리티) △투자(카카오인베스트먼트·카카오벤처스) 사업을 남긴다.

카카오가 AI 사업회사와 투자 회사로 분리된 셈이다. 카카오AI는 카카오톡과 AI 기술 중심 회사로 인프라 서비스를 자회사로 보유한다. 카카오X는 투자 및 포트폴리오 운영회사로 거듭나 모든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자회사 지원 역할을 수행한다. 일각에서는 지주사를 세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으나 카카오는 이를 부인했다. 김 내정자는 "기존 CA 협의체 같은 공동조직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며 "카카오톡 플랫폼과 자회사 간 유기적 협업은 과거와 동일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가 이번 인적 분할안을 내놓은 건 AI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B2C(기업-소비자간 거래) AI를 육성하기 위해 카카오톡과 AI를 담당하는 사업부를 하나의 법인으로 묶어 분리한 것이다. 김 내정자는 "올해 초 논의를 시작했다"며 "미래 성장 전략과 AI 시대에 적합한 사업구조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측면을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최근 B2C AI 서비스에 집중하겠다는 승부수를 던졌다. 네이버(NAVER), 해외 빅테크 등 경쟁사가 AI DC(데이터센터) 같은 인프라나 B2B(기업 간 거래) 서비스에 치중하는 것과 상반된다. 카카오AI 대표로 내정된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AI 인프라 사업도 검토했지만, 카카오의 성공 방정식은 일상에 스며드는 B2C 서비스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카카오AI는 '계열사 관리'라는 짐을 내려두고 본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그간 카카오는 본체 고유의 신성장동력에 집중해야 할 경영 자원이 자회사 관리에 매몰되는 부작용이 심각했다. 최근 5년간 카카오 이사회에서 심의한 비경상 안건 27건 중 85%(23건)가 자회사 지원 및 구조 개편 안건이었다. 투자심의기구도 총 32건의 심의 중 84%(27건)가 자회사 관련 안건이었다. 김 내정자는 "그간 경영상 어려움이 있거나 자본 지원이 필요한 비핵심 자회사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경영자원이 소모됐다"며 "카카오 본체의 역량이 중요한 일이 아닌 급한 일에 쓰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X와 카카오AI 이사회에 각각 자원배분 전문가와 AI 전문가를 포진시키는 등 전문성도 강화했다. 양사는 실탄도 넉넉하다. 2조3000억원 규모의 투자재원을 나눠 가졌고, 각각 자회사 보유재원 4조1000억원과 연간 7000억원 규모의 현금 창출 능력도 지녔다.

현재 합병 등 지배구조 개편에 관해한 추가 논의 사안은 없는 상태다. 특히 카카오X는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육성·투자하는 과정에서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을 철저히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내정자는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은 주주 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하는 방침을 제시한다"며 "이를 특별히 유념해 지배구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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