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전기차 폐배터리(사용 후 배터리)를 재활용해 자원을 신제품 수준으로 회수하는 기술을 내놨다.
에너지연은 광주친환경에너지연구센터 연구팀이 폐배터리 재활용의 어려움을 풀 '집전체 분리 기술'을 개발하고 실제 공정에서 성능을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 9월호에 게재됐다.
이번 기술의 핵심은 폐배터리 양극재에 포함된 집전체를 완벽하게 분리하는 데 있다. 집전체는 배터리 안에서 전기가 잘 흐르도록 돕는 부품이다. 충·방전 시에도 떨어지지 않도록 강하게 부착돼 있다.
이처럼 강한 접착력 탓에 배터리 재활용 시 장애물이 된다. 유해 화학 물질이 포함된 특수 용액으로만 녹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잔류물이 내부로 흡수돼 전극의 성능을 떨어트리기도 한다.
연구팀은 용액 기반의 재활용 공정을 개발했다. 폐양극재를 디에틸렌글리콜 용액에 담궈 130도(℃)로 가열하면 산화 반응이 일어나 '글리콜알데하이드'로 변한다. 글리콜알데하이드는 다른 분자와 쉽게 결합하는 특성이 있다. 양극재에서는 양극재와 집전체 사이의 접착력을 떨어트려 집전체가 완벽히 분리되도록 돕는다. 디에틸렌클리콘 용액은 분리와 동시에 산화된다. 이때 발생하는 전자로는 양극재에 리튬이온을 재충전할 수 있다.
이를 실제 전기차 공정에 적용한 결과, 니켈·코발트·망간 기반 리튬이온배터리(NCM) 양극재는 신품 용량 대비 99.1% 수준으로 회복됐다. 인산·철 기반 리튬이온배터리(LFP) 양극재는 신품 용량 대비 99.7% 수준으로 회복됐다.
전기차용 50암페어 시(Ah) 배터리에서 열화 양극재를 채취해 실험한 결과. 방전 용량은 30.6밀리암페어(mAh)에서 34.6mAh로 향상됐다. 1회 충전만으로 저장하고 방출할 수 있는 전하량이 늘었다는 뜻이다. 배터리를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다.
연구를 주도한 송진주 박사는 "이번 기술은 폐배터리 양극재를 녹이지 않고도 재활용할 수 있어 폐수 발생으로 인한 환경오염을 일으키지 않고 쓰이는 에너지도 줄일 수 있는 친환경 기술"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