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네이버 노사갈등 장기화…노동부 "지원 계획 세웠지만 판례 없어 난처"

이찬종 기자
2026.09.03 11:15
고용노동부 성남지청 네이버 노조 TF 회의/그래픽=김현정

네이버(NAVER)가 노란봉투법의 영향권에 들어갔다. 본사가 계열사 직원에 대한 지배력이 있는지를 두고 노사 간 갈등이 길어지면서 고용노동부의 중재가 필요한 상황이 됐다. 하지만 고용노동부 성남지청은 네이버 노사 교섭 지원 계획을 빠르게 수립하고도 보름 이상 특별한 조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판례나 세칙이 마련되지 않은 탓이다.

3일 고용노동부 경기지방고용노동청 성남지청에 따르면 지청 노사관계지원 TF는 지난달 14일 지청장, 담당과장 등 주요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노동조합 네이버지회(네이버 노조)의 통합교섭 요구에 관한 회의를 개최했다. 네이버 노조가 국회에서 관련 토론회를 연 지 이틀 만이다.

TF는 회의에서 사측 입장을 공유하고 노란봉투법 관련 핵심 쟁점 사항을 검토했다. 쟁의행위 등 우발상황 발생 시 대응 절차도 논의됐다. TF는 △노사 주요쟁점 청취 및 분쟁 예방 지도 △대화와 타협으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노사 적극 독려 △관내 노동 이슈 관련 언론 동향 모니터링 △우발상황 대비 비상 연락 체계 구축 등을 향후 계획으로 수립했다.

성남지청이 네이버의 노사 교섭 지원을 과제로 삼은 것이다. 그러나 노조는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이다. 노조 측은 "토론회 후 지금까지 성남지청으로부터 관련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사측도 성남지청과 협상 경과를 공유하는 등 통상적인 업무 협의 수준의 대화만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네이버 노사는 현재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중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조는 본사가 통합교섭에 임하라는 주장을, 사측은 본사와 계열사는 개별 법인이라 지배력이 없다는 항변을 되풀이한다. 통합교섭은 여러 계열사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근로조건을 본사·계열사·노동조합이 한 테이블에서 논의하는 교섭 방식이다.

갈등의 중심에는 노란봉투법이 있다. 노란봉투법은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특정 근로조건을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으면 그 범위에서 사용자로 본다. 이 경우 노조는 원청이나 모회사를 상대로 직접 교섭을 요구할 수 있다. 양측이 지배력 유무를 두고 다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성남지청도 난처한 상황이다. 지난 3월부터 노란봉투법이 시행됐으나 관련 판례나 세칙이 부족해 적극적으로 중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성남지청 관계자는 "아직 네이버 노사에 특별한 조처를 하지 못했다"면서 "현재로서는 '자주 대화하라'고 조언하는 수준의 원론적인 지원밖에 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현장 혼란이 속출하자 청와대는 지난 28일 언론 공지를 통해 노동쟁의 범위를 시행지침으로 제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시행령은 입법예고, 규제심사 등 절차를 거치는데 3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데 시행지침은 현장에 즉시 적용할 수 있어서다. 청와대는 "지침 적용 후 현장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필요할 경우 다른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버 노사 갈등은 계열사 간 임금 격차 문제 때문에 수면 위로 떠올랐다. 본사와 주요 계열사가 5.3%의 임금 인상안에 합의했지만 네이버제트는 임금 동결안을 제시하면서다. 네이버제트 조합원은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했고 투표율 88.6%·찬성률 98%로 쟁의권을 확보했다. 노조는 지난달 12일 국회 토론회부터 통합교섭을 본격적으로 요구했다.

그사이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노조는 지난달 20일 '2026년 통합교섭 킥오프'를 선언하고 사측에 통합교섭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으나, 네이버 측은 지배력이 없다는 기존 답변을 되풀이했다. 네이버제트 노조는 오는 9일 오후 1~5시 4시간 동안 사상 첫 부분 파업 돌입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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