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 혁신의 산실 '기업부설연구소'

김훈남 기자
2026.09.10 03:40

3D 홀로그래피 세포현미경·초정밀 반도체 부품 등 결실
소속된 45만명 예우, 올해부터 9월7일 법정기념일 지정

기업부설연구소 제도 및 주요 연혁/그래픽=이지혜

"세계 최초 3차원 홀로그래피 세포현미경, 나노기술을 통한 첨단 초정밀 반도체 핵심부품,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

국내 기업부설연구소에서 탄생한 혁신성과들이다. 1981년 제도가 시행된 이후 올해로 46년을 맞은 기업부설연구소에선 국내 R&D(연구·개발) 인력 10명 중 7명이 기술개발인으로 지정돼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반도체를 비롯해 국내 기술개발 혁신성과들이 이 제도를 통해 나왔다.

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전체 R&D 인력 61만명 가운데 45만명(73%)이 기업부설연구소 소속 기술개발인으로 일한다. 기업부설연구소 인정제도는 일정한 연구공간과 연구인력 확보 등 요건을 갖추면 기업의 R&D 활동에 대해 △세액공제 △국가R&D 참여 및 가점부여 △전문연구요원 활용지원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제도다. 1981년 도입 직후 △삼성전자 △현대차 △한화 △대한항공 등 주요 기업이 연구소 운영을 시작했고 1987년 연구소 설립요건을 완화하면서 중소·중견기업까지 기업부설연구소가 확대됐다.

특히 1991년 인정제도 업무를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에 위탁하고 2000년 김대중정부에선 유흥업 등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 서비스분야에서 연구소 설립이 가능하도록 업종제한을 대폭 축소하면서 기업부설연구소 설치가 활발해졌다. 현재 운영 중인 기업부설연구소는 7만여곳에 달한다.

기업부설연구소설립 추이/그래픽=최헌정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기업부설연구소 확대는 산업계 곳곳에 R&D의 중요성을 깊이 뿌리내리게 해 기업들이 스스로 혁신할 수 있는 기초체력을 기르도록 독려한다"면서 "나아가 국내 주요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확고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변화와 도약의 흐름을 만들어냈다"고 강조했다.

민간 R&D 성장의 기폭제 역할을 한 기업부설연구소 제도는 최근 소프트웨어·AI(인공지능)·빅데이터·바이오 등 첨단 지식기반산업과 서비스업으로 대폭 확장됐다. 정부 역시 R&D 활동이 기업의 생존과 성장의 필수 요소라는 인식이 확산함에 따라 지난해 별도 법인 '기업부설연구소등의 연구개발 지원에 관한 법률'(기업부설연구소법)을 제정, 기업부설연구소 제도의 법적 근거를 강화했다.

또 기업 연구자들의 노고를 기리기 위해 제정된 '기술개발인의 날'(9월7일)이 올해부터 법정기념일로 지정돼 국가 차원에서 기업 연구자에 대한 예우와 존중을 확고히 한다.

정부는 기업부설연구소의 지속적인 질적 성장을 위해 정책적 지원을 이어간다. R&D 역량이 탁월하고 기술혁신 활동이 우수한 기업부설연구소를 발굴·육성하기 위해 2017년부터 '우수 기업부설연구소 지정제도'를 도입했다. 올해까지 460여개 우수 기업부설연구소가 지정됐고 현재 170개 우수 연구소가 운영된다.

우수 기업부설연구소 지정제도 운영 초기에는 식품·의료 관련 회사들이 주로 선정됐으나 점차 12대 국가전략기술분야에 해당하는 기업의 선정비율이 높아졌다. 현재 우수 기업부설연구소 170곳 중 130여개 기업이 첨단바이오·AI·반도체·디스플레이 등 국가전략기술분야에 집중됐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기업의 치열한 혁신 DNA(유전인자)를 품은 기업부설연구소는 이제 개별 기업의 자산을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동력"이라며 "앞으로 100년을 내다보는 대한민국의 미래 과학기술 혁신의 퀀텀점프(대약진)를 이끄는 가장 강력한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업부설 연구소 주요 성과/그래픽=최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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