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체계 도입을 넘어 전쟁 수행방식 자체를 바꾸는 개혁이 필요합니다."
김선호 전 국방부 차관은 18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디펜스 AI 데이'에서 이같이 말했다. 최근 네이버에 고문으로 영입된 김 전 차관은 네이버클라우드가 개최한 이날 행사에서 '군사적 관점에서 본 국방 AX(AI 전환)의 본질'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 전 차관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예시로 들어 국방 AX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CSIS 추정에 따르면 양국 사상자가 약 200만명인데 70%에 해당하는 140만여명이 러시아 측 사상자이고, 그중 약 40만명이 사망자"라며 "군사력이 월등한 국가가 이렇게 큰 피해를 본 전쟁은 역사상 처음"이라고 말했다.
김 전 차관은 AI를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저가 드론을 투입해 단순히 표적을 찾는 수준이던 전쟁 초기와 달리, 4년이 지난 현재는 드론이 AI와 연계돼 서로 소통하는 등 새 전투체계가 수립됐다"며 "최초의 AI 전쟁이라고 불리는 미국과 이란 간 전쟁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국방 AX의 특징은 주체가 군에서 민간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김 전 차관은 "지금까지는 군이 기반을 설계하면 민간 기술이 지원하는 방식이었는데, 최근엔 민간이 구축한 체계를 군이 그대로 사용한다"며 "새 체계를 군 지도 체계에 올려놓는 것이 '개혁'이었는데, AI가 전쟁 수행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최종 판단은 인간이 내려야 한다는 지적도 내놨다. 그는 "민간이 기밀 데이터가 오갈 수 있는 폐쇄적인 기술을 만들면 AI가 데이터를 통합·연결하고 이를 분석·추론해 방책을 내놓는 수준까지 기술이 개발됐다"면서도 "결심을 내리고 하달하는 역할은 인간의 영역에 남아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자사 풀 스택 AI를 국방 관계자들에게 소개했다. 네이버는 △전방 배치 엔지니어(FDE) △애플리케이션 △데이터 패브릭 △AI 모델 △인프라 등으로 구성된 국방 AI 풀 스택을 지녔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미국과 중국을 제외하면 AI 풀 스택을 구축할 수 있는 나라는 대한민국뿐"이라고 밝혔다.
FDE는 기술이 실제 전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현장에서 기술을 발전시키고 과제를 진단·검증하는 엔지니어다. 유경범 네이버클라우드 국방사업총괄전무는 "군 내에서 AI 모델을 직접 만들면 좋겠지만, 막대한 GPU(그래픽처리장치)와 이를 구동할 데이터센터가 필요해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군과 가까운 민간지역에서 반제품을 만들고 FDE가 이를 들고 들어가는 방식이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애플리케이션은 '지휘관의 결심'을 돕기 위해 전장 상황 지도(COP), 객체 탐색·분석, 통합 알림, 보안 채팅, 보고서 생성 등 다양한 AI 도구를 연결해 데이터를 분석하는 기술이다. 데이터 패브릭은 육·해·공군에 흩어진 데이터를 취합해 AI에게 전장 전체를 이해시키는 지식기반이다.
네이버는 프롬스크래치(From Scratch·처음부터 독자 기술로 설계·학습하는 방식) AI 모델 하이퍼클로바 X의 국방 특화 모델을 활용한다. 특화 모델은 영상·이미지·음성·문서 등을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옴니모델과 스스로 표적을 찾고 움직이는 VLA(비전·언어·행동)를 갖췄다. 마지막으로 네이버의 인프라로 통신이 제한되는 현장에서도 AI 활용을 지원하고 복구 시 데이터 동기화가 가능하다.
김 대표는 "네이버클라우드 엔지니어도 자주국방이나 소버린 AI의 필요성에 동감한다"며 "국방력 강화에 네이버클라우드의 AI·소프트웨어 기술이 일조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