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북미 웹툰 플랫폼 타파스 서비스를 종료한다. 2021년 약 1조1000억원을 투자하며 북미 웹툰·웹소설 시장의 교두보로 삼겠다던 타파스·래디쉬 투자가 5년만에 정리 수순에 들어간 것이다.
22일 콘텐츠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엔터는 이날 중 타파스 서비스 종료 관련 출판사·권리자 대상 사전 안내를 보낼 예정이다. 안내에는 서비스 종료 일정과 작품 운영, 정산 등 후속 절차가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타파스는 카카오엔터가 북미 웹툰 시장 공략을 위해 인수한 플랫폼이다. 카카오엔터는 2021년 타파스와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 인수를 확정했다. 당시 타파스는 약 6000억원, 래디쉬는 약 5000억원 가치를 인정받았다. 두 회사를 합친 투자 규모는 약 1조1000억원. 카카오엔터는 타파스를 북미 최초 웹툰 플랫폼으로 소개하며 글로벌 콘텐츠 사업 확대의 전진기지로 내세웠다.
하지만 북미 플랫폼 전략은 단계적으로 축소됐다. 카카오엔터는 지난해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 서비스를 종료했다. 당시 카카오엔터는 "북미는 래디쉬를 종료하고 타파스로 역량을 집중해 효율적인 스토리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했다.
타파스와 래디쉬는 2022년 합병해 타파스엔터테인먼트 체제로 재편됐다. 당시 카카오엔터는 타파스·래디쉬·우시아월드를 묶어 북미 스토리 IP 사업을 키우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러나 래디쉬에 이어 타파스까지 서비스 종료 절차에 들어가면서, 카카오엔터의 북미 직접 플랫폼 운영 전략도 사실상 종료됐다.
회계상으로도 북미 플랫폼 투자는 이미 카카오엔터 실적에 부담으로 반영돼 왔다. 카카오는 2023년 4분기 실적에 카카오엔터 관련 영업권 손상 889억원을 반영했다. 이 가운데 타파스 손상 규모가 460억원이었다. 당시 카카오는 손상 규모가 컸던 타파스의 영업권 잔액이 114억원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타파스 관련 구조조정은 앞서 시작됐다. 카카오엔터는 2023년 타파스엔터테인먼트의 한국 법인인 타파스코리아 청산 절차에 들어갔다. 당시 회사는 경영 효율화 차원의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번 타파스 서비스 종료는 회계상 상당 부분 손상 처리된 북미 플랫폼 투자를 사업적으로도 정리하는 의미로 풀이된다.
카카오의 사업 재편 흐름과도 맞물린다. 카카오는 지난달 이사회를 열고 카카오AI와 카카오X로의 인적분할을 결의했다. 존속법인 카카오X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카카오픽코마 등 콘텐츠 계열사를 산하에 두는 미래가치 투자회사로 출범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카카오엔터가 수익성이 낮은 해외 플랫폼 직접 운영을 줄이고, IP 유통과 영상화, 일본 픽코마 등 성과가 확인된 사업 중심으로 콘텐츠 전략을 재편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조원대 투자를 통해 북미 시장의 교두보로 삼겠다던 플랫폼을 5년 만에 접는 만큼, 카카오엔터의 글로벌 콘텐츠 전략도 직접 플랫폼 운영에서 IP 활용 중심으로 무게가 옮겨가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