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기다려주시면..." 상담사 연결까지 1시간, '요금 폭탄' 터진다?

김소연 기자
2026.09.28 04:17

1688 등 기업 대표 번호 통화 '무제한 요금제' 미포함
접속·지능망이용료 이중 부과탓… "현실화 필요"지적

지난 1월 한 시민이 서울 시내의 휴대전화 대리점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뚜르르르…. 잠시만 기다려주시면 곧 연결하겠습니다."

1588, 1688로 시작되는 기업 콜센터 전국 대표번호에 전화할 때 자주 듣는 메시지다. 만약 이용자가 음성 무제한 요금제를 쓴다면 1588, 1688 등 콜센터에 전화할 때도 통화료가 무료일까. 아니다.

1588·1688 등 대표번호 통화는 일반 음성통화와 달리 '부가통화'로 분류된다. 부가통화는 음성전화(집·이동전화)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통화(영상통화, 부가통화)다. 따라서 영상통화와 똑같이 월 300분 안팎의 별도 한도에서 차감된다. 매일 부가통화를 쓴다고 가정할 경우 1일 10분 한도고 이를 넘으면 분당 8원 수준의 추가 요금이 발생한다.

문제는 통화 대기시간까지 한도에 포함된다는 점이다. 금융·증권사 콜센터, 배달의민족·쿠팡 등 배달·취소주문, 병원진료 예약시 상담원 연결까지 20분 안팎, 길게는 1시간을 기다린다. 이 경우 300분 한도를 쉽게 넘어 통신료 부과 대상이 되기 쉽다.

1588 등으로 시작되는 대표번호가 음성 무제한 대상이 아닌 이유는 통신사간 '접속료' 부담 때문이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일반 유선 착신 접속료는 분당 7~9원 수준인데 대표번호는 여기에 지능망 이용 대가인 '분당 8원'의 전화 부가통화 대가를 추가로 부과한다. 고객이 대표번호로 걸 때마다 이통사가 다른 통신사에 내야 하는 비용이 2배로 뛴다는 설명이다.

기업 콜센터인만큼 기업이 책임져야 할 것같지만 현 상태에서는 그럴 이유가 없다. 콜센터 대기가 길어져도 통화료는 전화를 건 소비자가 부담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대기가 길어져 통화량이 늘어나면 접속료가 증가해 대표번호 사업자의 수익에 도움이 되는 구조다.

통신업계에선 전화 부가통화 대가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분당 8원 수준의 접속료는 지능망 투자가 이뤄지던 초창기에 설정된 것인데 수년째 그대로"라면서 "지능망 설비원가가 낮아진 지금 비용은 분당 1~2원 수준까지 낮춰도 될 정도로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했다. 지능망 설비원가가 현실화할 경우 이통사의 접속료 부담이 줄어 대표번호도 음성 무제한 요금제에 포함될 수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기업 콜센터 대표번호의 통신료를 기업이 부담하는 방법도 거론된다. 일정 규모 이상의 대기업·금융기관·공공기관에 수신자 부담 대표번호인 '080' '14xx' 도입을 의무화하는 방식이다. 대기가 길수록 비용부담이 커지는 구조에선 기업도 상담인력 확충 등 콜센터 개선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 유료 대표번호로 연결할 경우 발신자가 비용부담 사실을 명확히 알도록 고지할 필요성도 있다.

이성엽 고려대학교 교수는 "이동통신요금은 계속 인하됐는데 부가통화요금은 몇 년째 그대로"라면서 "전화 부가통화 대가는 신고제 방식으로 돼 있어 정부가 손대지 못하는데 고객의 숨은 요금부담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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