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늘어난 R&D(연구개발) 예산을 실제 성과로 연결하기 위해 투자·평가·사업화 체계를 전면 개편한다. 사업평가를 일원화하고 시장 수요부터 따지는 '돈이 되는 R&D'를 확대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3회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대체불가 R&D 추진을 위한 혁신기반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3대 메가 프로젝트와 7대 SEED 등 확대된 R&D 투자를 산업·민생 성과로 연결하기 위해 △정부 R&D 투자전략 포트폴리오 △성과창출형 평가체계 △대학 일류 R&D 체질 개선 △민간 성과확산 고속도로 등 4대 과제를 추진한다.
우선 2026~2030년 국가 R&D 중장기 투자전략을 중심으로 5년간 200조원 이상을 투자한다. 분야별 국가 미션과 성과목표, 연도별 마일스톤을 기준으로 예산을 배분한다. 3대 메가 프로젝트와 7대 SEED 등 핵심 분야는 연구 초기부터 실증과 스케일업, 금융·조달 등 사업화까지 연계한다.
R&D 사업평가 방식도 바꾼다. 각 부처 자체평가와 과학기술혁신본부 상위평가로 나뉜 체계를 혁신본부 중심의 단일 통합평가로 전환한다. 2027년 기준 약 900개 사업이 대상이다. 논문·특허 건수 등 정량지표보다 대표성과와 경제·기술적 파급효과를 보는 정성·절대평가를 강화한다. 평가등급도 기존 3단계에서 S·A·B·C·D 5단계로 세분화해 차년도 예산에 반영한다.
대학 R&D는 교수 개인 과제 중심에서 대학 자체에 연구역량이 쌓이는 방식으로 전환한다. 내년부터 과기정통부는 3개 대학에 총 120억원, 교육부는 10개 대학에 총 300억원 규모의 블록펀딩을 지원한다. 전임연구원과 박사후연구원, 장비 전문인력 등을 안정적으로 고용하고 연구시설·장비 공동 활용을 확대한다.
'돈이 되는 R&D'를 위한 사업화 체계도 강화한다. 기술사업화 관련 부처가 연구성과 이관부터 구매처 확보까지 함께 논의하는 상설협의체를 운영한다. R&D 과제 선정 때부터 시제품 출시 시점과 시장경쟁력을 검증하고 사용처와 수요기관을 구체화한다. 생산·납품 가능성이 명확한 과제에는 실증과 해외인증 비용까지 묶어 지원한다.
기업 R&D에는 성과를 회수해 다시 투자하는 '투자형 R&D'를 본격 도입한다. 내년 과기정통부와 중소벤처기업부가 4개 사업에 1093억원 규모로 시범 추진한다. 첨단바이오·양자·SMR(소형모듈원자로) 등으로 투자형 R&D를 확대하고 개발에 성공한 기술을 정부 구매로 연결할 수 있도록 국가계약체계도 개편한다.
정부 R&D 예산은 2025년 29조7000억원에서 올해 35조5000억원, 내년 정부안 39조5000억원으로 2년간 33% 늘었다. 투자 규모를 키우는 단계를 넘어 늘어난 예산을 실제 사업화와 산업 경쟁력으로 얼마나 연결하느냐가 이번 R&D 체질 개선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