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AI 데이터센터, 전력 확보하면 빅테크 줄 선다"…美 AI기업 회장의 조언

구자윤 기자
2026.10.12 15:03

[인터뷰] 지미 리 ASI 파운드리 회장

지미 리 ASI 파운드리 회장 인터뷰 /사진=김창현 기자 chmt@

"한국에서 데이터센터 부지를 보유한 사업자들을 만나보면 전력을 확보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실제로 확인해 보면 향후 전력을 공급받겠다는 약속만 받은 경우가 많았다."

지미 리 ASI 파운드리 회장은 12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서울에서 머니투데이와 가진 인터뷰에서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기업들은 미래의 약속만 믿고 투자하지 않는다"며 한국이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에 글로벌 빅테크를 유치하려면 무엇보다 실제 전력 공급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계 미국인인 리 회장은 미국 메릴랜드주 소수계 특별장관과 버지니아주 상무·통상 차관보 등을 지낸 인물이다. 세계 최대 데이터센터 집적지인 북버지니아의 성장 과정을 지켜본 그는 현재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ASI 파운드리를 이끌고 있다. 그는 얀 르쿤 등 글로벌 AI 석학·기업인들이 참석한 '산업 AI 글로벌 협력 기자간담회'를 위해 방한했다.

리 회장은 "수십억달러가 투입되는 프로젝트에서 전력이 있느냐 없느냐는 명확해야 한다. 그 중간은 없다"며 "한국이 전력을 확실하게 공급하고 다른 나라보다 저렴한 가격까지 보장할 수 있다면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줄을 설 것이다. 내가 직접 데려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국회에서 새만금 개발과 외국인 투자 유치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새만금에서는 현대차그룹이 1산단 7공구에 4만3000㎡가 넘는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중이며 새만금개발청은 최근 건축 심의에 착수했다.

리 회장은 "데이터센터를 개발하려면 땅과 용수, 광통신망이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전력"이라며 "실제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부지인지가 투자 결정의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북버지니아의 성공 배경에 대해서는 "한 가지 이유로 설명할 수 없다"며 "미국 정부가 보유한 막대한 '데이터'와 통신기업들이 구축한 '광케이블망'이 있었고 여기에 '세금 면제'와 '개발 절차 간소화 정책'이 맞물렸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들의 미국 시장 진출 전략에 대해서는 "한국 기업들은 미국에 장비를 팔고 싶어 하지만 미국 기업들이 먼저 원하는 것은 투자"라며 "현지 데이터센터 개발사업에 먼저 투자한 뒤 건설이나 장비 공급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미국에는 이런 파트너십을 원하는 기업들이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리 회장은 한국의 피지컬 AI 경쟁력을 높게 평가했다. 리 회장은 "한국은 강력한 제조업 기반과 수준 높은 인력,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는 문화를 갖췄다"며 "특히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는 피지컬 AI 전환에서 다른 나라보다 앞서갈 수 있는 강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피지컬 AI 전환은 피할 수 없고 앞으로 더욱 빨라질 것"이라며 "완벽한 정보를 기다리는 것은 비합리적이다. 주저하는 데 따른 비용이 과감하게 행동하는 비용보다 훨씬 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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