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압박에도...美공장 확보한 K바이오 "리스크 제한적"

김도윤 기자, 박미주 기자, 김선아 기자
2026.01.28 04:18

셀트리온 등 현지화 전략 착착, 약품가격 오르면 미국도 부담
업계 "정책 주시… 신중 접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산 의약품에 25%의 관세를 매길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K제약·바이오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미국은 국내 의약품의 최대 수출지역으로 관세가 현실화하면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 다만 미국의 한국산 의약품에 대한 구체적인 관세정책 내용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국내 제약 및 바이오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업계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의약품 관세 25%' 언급이 당장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란 분석이 나온다. 우선 의약품은 국민의 건강과 직결되는 필수품이라 관세부과로 가격이 상승하면 트럼프행정부 역시 부담을 느낄 수 있다. 의약품 관세정책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야 하는 이유다. 또 국내 주요 의약품 수출기업이 미국 현지공장 인수 등으로 대응전략을 마련한 점이 관세 불확실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은 국내 의약품 수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단일지역 최대시장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의약품 수출액은 105억4000만달러(약 15조2700억원)로 전년 대비 13.8%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북미시장 수출액은 21억6000만달러(약 3조1300억원)로 전체의 약 20.5%다.

국내 제약 및 바이오산업 현장에선 미국 의약품 관세정책에 대해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국내 의약품 수출액의 절반 이상 차지하는 바이오의약품 중 CMO(위탁생산) 의약품이나 바이오시밀러(생물의약품 복제약)에 관세가 어떻게 적용될지 아직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관세부과 시점도 불투명하다.

일단 우리 기업들은 당장 큰 영향은 받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주요 수출기업들은 이미 미국 현지에 생산기지를 마련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1분기 미국의 록빌 공장인수를 완료하고 바로 가동에 돌입할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이달부터 미국 브랜치버그 생산시설을 본격 가동했다. 셀트리온은 이날 "이미 미국 뉴저지주 브랜치버그 생산시설을 확보함으로써 관세 관련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 모든 리스크(위험)에서 구조적으로 탈피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자사의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를 판매 중인 유한양행은 "존슨앤드존슨이 렉라자를 생산·판매해 특별히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혈액제제 '알리글로'를 미국에 수출 중인 GC녹십자 관계자는 "트럼프행정부의 행정명령에 따르면 완제품 구성물 중 미국산 원료의 비중이 20% 이상일 경우 비미국산 원료에만 관세를 부과한다고 명시돼 있다"며 "알리글로는 미국산 혈장 사용으로 미국산 원료비중이 50% 이상이고 미국 내에서도 필수의약품이라 관세영향이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를 직판(직접판매) 중인 SK바이오팜 관계자는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 CMO 거점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관세와 공급망 리스크에 대비해왔다"며 "추후 진행상황은 계속 예의주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의약품 관세는 신중히 접근할 사안이지만 우선 미국의 정책이 어떻게 구체화할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며 "국내 주요 수출기업이 미국 현지공장 인수 등으로 대응전략을 마련한 만큼 당장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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