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가 노조(노동조합) 파업 종료 뒤 처음으로 만났다. 이 면담에서 합의를 이루진 못했지만, 노사 간 대화를 지속하기로 했다.
8일 오후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는 고용노동부와 함께 만나는 3자 면담을 진행했다. 노조가 지난 5일 파업을 중단한 데 이어 6일부터 무기한 준법투쟁에 돌입한 뒤 노사가 처음 만나는 자리로 주목받았다.
이 3자 면담 뒤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측은 "오늘(8일) 면담에서 합의를 이루진 못했으나, 앞으로도 노사 간 대화를 지속하기로 했다"며 "다만 오늘 면담 내용을 포함해 앞으로 잠정 합의 때까지 노사 간 협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노조는 "이날 대화에서 구체적 안건까지 도출된 것은 없으나 노동부에서 중재하고 있는 점, 삼성전자도 사후 조정 절차에 돌입한 점을 고려해 조금 더 대화를 이어 나가기로 결정했다"며 "이후 대화는 비공개를 유지하는 것이 좋겠다는 노동부 측 권고를 수용해 당분간은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가 대화를 지속하기로 하면서 노조가 2차 파업을 강행하지 않고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앞서 노조는 이날 3자 면담에서 사측의 방향성에 변화가 없다면 이달 2차 파업까지 고려할 수 있다고 예고했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노조의 쟁의행위가 길어지며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 이미 일부 공정은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노조의 파업으로 이미 1500억~3000억원의 직접적인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된다.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CDMO(위탁개발생산) 시장 경쟁력 약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노조 리스크(위험)로 신규 수주 저하와 실적 악화에 직면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기본급 14.3% 인상과 영업이익의 20% 성과급 배분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 28일 부분파업을 시작했다. 이어 지난 1~5일 전면파업에 나섰다. 지난 6일부터 추가근무와 휴일근무를 거부하는 무기한 준법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바이오의약품 제조공정 특성상 24시간 가동에 문제가 생기면 정상적인 생산 활동이 어렵다.
노조는 기본급 14.3%에 350만원 정액 인상과 1인당 3000만원의 타결금 지급, 영업이익 20% 성과급 배분 등을 요구하고 있다. 또 △임원 임면 통지 △성과배분 및 인력배치 때 노조 의결 필수 △회사 분할·외주화 때 노조 심의·의결 등 경영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는 사항을 단체협약 조건으로 제시했다.
사측은 지급 여력과 향후 성장을 위한 재원 확보를 고려해 △6.2%의 임금 인상 △일시금 600만원을 제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는 서로 고소 및 고발을 주고받으며 법적 대응을 병행하고 있다. 사측은 업무방해 혐의로 박재성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노조 집행부 3명과 현장 관리자급 조합원 3명을 추가로 고소했다. 앞서 노조원 1명에 대해서도 형사 고발했다. 노동법에 근거한 정당한 노조 활동은 존중하되 사업장의 질서를 무너뜨리는 위법 행위에 대해 타협 없이 대응한단 방침이다.
노조는 지난달 일부 사측 인사를 부당한 노동행위 지배·개입 혐의로 고소했다. 곧 사측 인사 약 30명을 특정해 추가 의견서 자료를 제출할 예정이다. 박 노조위원장은 "사측의 노조 조합원 고소 및 고발은 법적 근거가 없다"며 "노조의 고소에 대응하기 위한 무리한 행보"라고 말했다. 또 "지난달 사측 인사를 고소하고 최근 고용노동부의 조사까지 받았다"며 "여러 증거 자료를 이미 확보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