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이 정부 주도 인공지능(AI) 특화 모델 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신약개발에 활용할 AI 모델과 학습데이터를 구축했다. 약물 독성과 표적 상호작용, 임상시험 결과 예측 등 다양한 연구과제에서 모델 성능을 검증하고, 이를 실제 신약 후보물질 발굴과 임상개발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SK바이오팜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한 'AI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서 약 10개월간의 개발과 실증을 마무리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SK바이오팜을 비롯해 루닛, 트릴리온랩스, 아이젠사이언스, 카카오헬스케어 등 기업과 국내 산학·의료기관이 참여했다. 컨소시엄은 의과학 분야에 특화된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신약개발, 의과학, 임상 등 3개 영역의 특화 모델을 개발했다.
SK바이오팜은 저분자 화합물과 단백질, 유전체 등 바이오 데이터를 구축하고 신약개발 특화 모델의 개발과 검증에 참여했다. 특히 실제 제약 연구개발 과정에서 필요한 정보를 반영해 약 714만건, 44억 토큰 규모의 학습데이터를 구축했다. 토큰은 AI가 문장이나 데이터를 처리하는 기본 단위다.
학습데이터는 약물의 특성과 독성, 약물과 표적 단백질 간 상호작용, 약물 반응성, 임상시험 결과 예측 등 66개 신약개발 과제를 포함한다. SK바이오팜은 이를 모델 학습과 성능 검증에 활용했다.
트릴리온랩스와 공동 개발한 신약개발 특화 AI 모델도 검증했다. 66개 과제를 평가 기준으로 활용해 다양한 신약개발 단계에서 예측 성능을 평가했으며, 공개 데이터 외에 실제 제약사의 비공개 약물 데이터를 적용해 활용 가능성을 추가로 확인했다.
연구개발 업무와 임상 분야에 AI를 적용하는 작업도 진행했다. 연구용 화학물질 관련 정보 추출부터 전문가 검토, 제출 서류 생성까지 지원하는 AI 업무지원 시스템을 구축했다. 알츠하이머병 공개 임상데이터를 활용해서는 환자의 향후 인지기능 변화를 예측하고 새로운 진료 정보를 반영해 예측을 갱신하는 디지털 트윈 모델을 개발했다.
SK바이오팜은 이번 프로젝트에서 확보한 기술을 자체 신약개발 과정에 적용할 계획이다. 최근 확보한 엔비디아 'B200'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AI 연산시설과 특화 모델을 활용해 'TR-AX'(Translational Research-AI Transformation) 전략을 본격 추진한다. TR-AX는 동물실험 등 비임상 연구 결과를 사람 임상 결과로 연결하는 중개연구(Translational research)의 AI 전환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질환 연구와 신약 표적 발굴, 화합물 설계 등 초기 연구단계부터 임상개발까지 AI 활용 범위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이번 프로젝트는 AI 모델의 예측 성능과 연구 현장 활용 가능성을 검증한 단계로, 실제 신약개발 기간 단축이나 임상 성공률 개선 성과가 확인된 것은 아니다.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은 "신약개발 AI의 경쟁력은 결국 실제 연구 현장에서 얼마나 유의미한 답을 제시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제약사의 데이터와 연구 전문성을 AI 모델에 직접 접목하고 실제 신약개발 시나리오에서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자체 AI 인프라와 특화 모델 역량을 기반으로 TR-AX를 본격화해 AI가 연구원의 의사결정을 실질적으로 고도화하고 신약개발의 속도와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핵심 경쟁력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