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 갖겠다"? 트럼프가 쓸 수 있는 카드는 '3가지'인데…

윤세미 기자
2026.01.08 13:46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그린란드 편입이 외교적 수사 차원을 넘어 실행 방법을 살펴보는 단계로 진입했다. 백악관이 연일 군사작전을 언급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미국과 덴마크는 다음 주 그린란드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미국이 그린란드를 손에 넣을 수 있는 옵션은 △군사작전 △매입 △주민 포섭을 통한 독립 유도 등이 꼽힌다. BBC는 선택지별로 실행 가능성 등을 분석해 소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FPBBNews=뉴스1
①군사작전

군사 전문가들은 그린란드 통제를 위한 미국의 군사작전은 비교적 쉽게 실행될 수 있지만 대서양 동맹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막대할 거라고 본다.

그린란드는 한국의 20배 넘는 광활한 면적을 자랑하지만 인구는 약 5만8000명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1/3은 수도 누크에 살며 나머지 대부분은 서부 해안에 거주한다. 자체 군대는 없고 덴마크가 방어를 책임지지만 광대한 영토를 다 커버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은 이미 그린란드에 피투피크 기지를 보유하며 이곳에 100명 넘는 미군이 상주한다. 만약 군사작전이 실시된다면 이곳이 물류 기지 역할을 할 수 있다. 덴마크 안보 전문가인 한스 티노 한센 리스크인텔리전스 CEO(최고경영자)는 알래스카에 주둔 중인 제11 공수사단이 그린란드 침공 작전의 주력 전력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린란드/AFPBBNews=뉴스1

영국 안보 전문가인 저스틴 크럼프는 "미국은 압도적인 해군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상당한 규모의 병력을 한 번에 수송할 수 있다"면서 "단 한 번의 수송만으로도 인구 몇 명당 병사 한 명꼴의 병력을 동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내 전문가들은 군사작전이 대서양 동맹에 미치는 파급 효과를 고려할 때 군사작전이 실행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평가했다.

미 중앙정보국(CIA) 준군사 요원을 지낸 믹 멀로이는 "그린란드는 미국에 어떤 위협도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조약으로 맺어진 동맹국"이라면서 만약 백악관이 군사 옵션으로 기울기 시작한다면 의회에서 대통령 권한을 제한하기 위한 움직임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나토 동맹을 파괴하는 데 동의할 의원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②그린란드 매입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에 따르면 그린란드 매입이 미국 정부가 가장 선호하는 선택지다. 그러나 그린란드 매입은 매우 복잡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설령 그린란드가 미국에 매각되길 원한다고 해도 미국은 재원 조달을 위해서 의회 승인이 필요하며, 그린란드 매입 조약을 맺기 위해선 상원 2/3 동의가 필요하다. 의회가 그린란드 매입을 전폭적으로 지지할지는 불확실하다.

또 유럽연합(EU)도 이 거래에 동의해야 한다고 BBC는 전했다.

그린란드 주민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그린란드 주민들은 덴마크로부터 독립엔 호의적이지만 미국 편입을 원하는 이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사진=구글지도

트럼프 대통령이 덴마크와 일방적으로 거래를 추진하려 할 수 있지만 컬럼비아대 모니카 하키미 국제법 교수는 "국제법에 부합하려면 그린란드 주민의 자기 결정권을 보장하기 위해 조약 과정에 그린란드의 참여가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린란드 매입에 비용이 얼마나 들지도 분명하지 않다. 수십억달러에서 수조달러까지 이를 수 있는 미국의 세금이 그린란드를 사들이는 데 쓰인다면 마가 지지층의 반발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크럼프는 미국이 그린란드 매입에 실패할 경우 군사작전의 매력도가 올라갈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최근 베네수엘라 기습작전이 성공하면서 미국 정부 내부에 자신감이 생긴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작전으로 기울어질 수 있단 설명이다.

③주민 포섭
[그린란드=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7일(현지시각) 그린란드 누크에 도착해 미소를 짓고 있다. 2025.01.08.

미국이 그린란드 주민들의 민심을 움직여 덴마크로부터 독립을 유도하고 이후 그린란드의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는 방안도 하나의 선택지다. 이미 미국 정보기관은 그린란드에서 독립에 찬성하는 주민들을 파악하고 덴마크에 부정적 인식을 심는 등의 영향력 공작을 펼치는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임란 바유미 지전략 전문가는 "군사작전보다 영향력 공작이 훨씬 현실적인 시나리오"라면서 "그린란드가 독립을 선언하면 미국이 그 파트너로 나서는 구도가 가능해진다. 군사작전은 비용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미국은 팔라우, 미크로네시아, 마셜제도 등 태평양 일부 주권국과도 특수한 연합 관계를 맺고 있다. 경제적 지원과 안보 보장을 대가로 외교나 국방 등 주권 일부를 위임받는 내용이다. 다만 비슷한 협정을 그린란드와 맺더라도 그린란드의 막대한 광물 자원에 대한 소유권을 미국이 갖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한센 CEO는 군사작전을 제외한 어떤 방식도 주민 다수가 이를 반대하는 한 성공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린란드가 되레 EU 재편입을 원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트럼프 정부 임기는 3년이 남았지만 그린란드 주민들은 1000년을 내다보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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